독초와 관련한 범죄 외에도 독초 사고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2011년 지리산을 오르던 등산객 4명이 갑자기 심한 구토와 시력장애 등을 일으켜 구조대에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은 바 있다. 등산객들은 산을 오르다 산나물을 먹었는데, 산나물 중에는 투구꽃의 일종인 각시투구꽃도 섞여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영화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에도 소개됐던 각시투구꽃은 특유의 독성으로 조선시대 때는 독성이 밀집돼 있는 뿌리를 짓이겨 독화살에 사용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4월에는 부산시청 주변과 부산시내 가로수에 협죽도 1000여 그루가 심어져 있는 것으로 파악돼 “독초를 심었다”며 시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시민들의 빗발치는 반발에 부산시에서는 부랴부랴 협죽도를 동백나무 등으로 교체한다는 안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토종약초 연구소 이상기 사무국장은 “협죽도는 독초지만 공기 정화 능력이 뛰어난 측면이 있다. 특히 경남 지방과 제주도 지방에서는 길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예전에 제주도에 수학여행을 간 한 여학생이 김밥을 먹으려고 협죽도를 꺾어 젓가락 대용으로 쓰다가 의식을 잃어 사망한 사고도 있고, 산에서도 그와 비슷한 사고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라고 전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