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성회 전 의원, 고준호 씨.
한 여권 인사는 “서청원 전 대표는 공천 이전부터 이미 박근혜 정권 하반기 국회의장 자리를 노렸다”며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도 전반기 지지부진했던 국정운영에서 벗어나 하반기 국정운영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선 반드시 서 전 대표가 필요하다. 이미 시나리오는 나와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서청원 전 대표의 공천에 가장 크게 반발했던 김성회 전 의원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통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번 공천에서 제가 탈락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당의 결정에 당혹스럽고 놀랐다. 지역의 당직자 및 당원 동지들 그리고 저를 지지하고 사랑해 주시는 화성시민들과 상의해서 차후 저의 거취를 결정 하겠다”고 탈락 소감과 향후 거취문제에 대해 밝혔다.
새누리당 화성갑 후보로 확정된 서청원 전 대표.
지난 8월 자신의 지역구를 남겨두고 갑작스레 별세한 고 고희선 전 의원의 아들 고준호 씨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고 씨는 아버지 고 전 의원이 남겨놓은 화성갑 재·보선에 “선친의 유지를 받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지만, 31세에 불과한 나이와 변변찮은 정치 이력 탓에 사실 공천 탈락이 유력했던 상황이다. 그리고 지난 9월 27일 고 씨는 후보자 2명 압축 심사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정치권에선 고준호 씨의 이번 출마를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고 씨의 머릿속에는 공천보다는 차기 혹은 향후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염두에 둔 노림수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아버지 고희선 전 의원의 네트워크와 조직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고 씨가 향후 서청원 전 대표가 당선될 경우 협조관계를 유지하며 ‘차기’를 노릴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이는 지역기반이 빈약한 서 전 대표에게도 꼭 필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