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 탓…너도 나도 독립 포기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한 지붕 아래 3대가 함께 사는 형태의 가정은 불경기였던 2007~2009년 사이 눈에 띄게 늘었으며, 이런 현상은 근래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2011년 조부모와 함께 사는 어린이는 770만 명이었으며, 열 명 가운데 여덟 명은 적어도 부모 가운데 한 명 이상 함께 살고 있었다.
앤 레온(42)의 경우 어느 날 갑자기 20세 딸 조앤과 딸의 남자친구가 아기와 함께 집으로 들어와 살겠다고 하자 깜짝 놀랐다. 이러한 일은 조앤이 19세의 어린 나이에 뜻하지 않게 임신을 하게 되면서 시작됐다. 조앤과 남친은 육아도, 월세도 감당할 능력이 없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엄마의 집으로 들어오게 됐다는 것이 조앤의 설명이었다.
이에 경제적인 부담을 짊어지게 된 레온은 은퇴 자금까지 털어서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기 시작했다. 레온은 “부담이 된다. 은퇴한 나에게는 이제 남은 게 없게 됐다”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하베이(50) 역시 최근 비슷한 일을 겪었다. 싱글맘인 딸 타메카(27)가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엄마의 집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도 딸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고, 현재 손주를 봐주면서 딸의 뒷바라지를 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자녀들이 자식을 데리고 부모의 집으로 들어올 경우 마찰이 생기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 실제 타메카는 “부모님을 사랑하고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내 멋대로 구는 데 익숙해져 있다”고 했다.
레온 역시 딸이 집에 있을 경우 손주의 양육에 참견하고 싶지만 가능한 참는다고 말했다. 참견했다가 괜히 싸움만 벌어지기 때문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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