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 | ||
최 전 교수는 “통일지향적인 정책을 내놨던 노무현 당선자가 남쪽으로 수도를 이전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청와대 이전 ‘후보지역’ 중 하나인 계룡대 인근에 대해선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계룡대는 3군 본부가 다 들어있어 군사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이 말은 적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당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계룡대 바로 옆에다가 국군 통수권자의 ‘숙소’까지 들어선다면 한마디로 자멸행위다. 이 지역은 적의 집중 공격 타깃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풍수지리를 따지기 앞서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소리다.”
최 전 교수는 청와대를 옮기는 것 자체에 대해선 찬성하고 있다. 그런데 그 대안으로 충청권이 아닌 수도권 지역을 들고 있다. 바로 전두환 대통령 때 만든 일해재단을 최적지로 꼽고 있다. 지금은 일부를 세종연구소가 쓰고 있지만 연구소가 대통령 관저에 붙어 있는 것이 흠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최 전 교수는 “세종연구소 터는 넓은 분지에 위치하여 주변에 노출이 되어 있고 대로변이라 교통량도 많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의 청와대는 경복궁의 북문인 신무문을 경계로 그 아래는 삶의 공간이지만 그 위, 즉 청와대 자리는 풍수 논리대로 한다면 신의 자리, 죽음의 공간이다. 아무리 땅인 무대보다 그 위에서 연기를 하는 배우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신적 권위를 가지고 구중궁궐 깊은 구석에 앉아 있는 모습은 민주국가의 대통령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