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당의 한 관계자는 “포항은 정치 프라이드가 대단한 곳이다. 대통령을 배출했고 이상득 전 의원이 내리 6선을 한 곳”이라며 “지난해 19대 총선 공천에서 여론조사대로 하지 않고 꼴찌에 가까웠던 김형태 전 의원을 공천한 것을 두고 부글부글 끓는 여론이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에도 여론에 반하여 공천하면 엎어버리겠다는 분위기를 당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박 후보가 공천 결정 직전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기록물의 (봉하마을) 유출을 반대했지만 당시 청와대 측이 강행했다. 나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언론에 알렸다. 지난해 10월 대화록 파문이 제기된 지 1년 만이다. 이를 두고서도 새누리당과 민주당 내부에서 기회주의적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그간 잠자코 있다가 공천 정국에서 ‘나는 반댈세’를 어필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박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2위 후보와 30%포인트 안팎의 차이로 앞서 있었다. “만약 공천을 주지 않아 박 전 장관이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이길 가능성이 있는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갔다. 그러면서 대세는 “이기는 공천을 해야 한다.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 집권 초 크나큰 상처를 입는 것과 같다”는 쪽으로 결론 났다는 얘기다. 철새 행보가 있었든, 기회주의적 행보가 있었든 새누리당의 공천 기준은 이번 포항남·울릉에 대해서만큼은 당선 가능성이었다.
박 후보와 맞설 민주당 허대만 후보는 과거 박 후보의 선거를 도왔던 인물이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허 후보는 박 후보의 선거대책위 포항본부장이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은 “과거 장수와 참모 관계였는데 포항시민들이 참모였던 사람을 뽑아주겠는가. 둘의 관계도 있으니 네거티브전은 없을 것”이라고까지 예상했다. 새누리당 쪽에선 무난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다만 박 후보 당선 시 항상 이상득 전 의원의 그늘에 있었던 이병석 국회부의장(포항 북구)이 ‘무게감 있는 초선’과 포항 지역구 활동을 할 수도 있어 다소 씁쓸해하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선우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