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흥가에서는 한국 남성들이 동성애자들에게 유사 성행위 서비스를 해주는 ‘한국식 마사지’ 업소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들은 업소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마사지 서비스 모습.
일본의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한국식 마사지’를 검색하자 온갖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여러 남성들의 사진을 볼 수 있다. 사진 아래에는 신체사이즈와 나이, 특이사항도 짤막하게 설명돼 있었는데 한 가지 눈에 띄는 사실은 대부분의 남성 이름이 한국식이라는 점이다. 일본어를 할 줄 아는 남성은 특별사항에 기입돼 있을 정도로 그야말로 ‘토종’ 한국인이 마사지업소를 점령하고 있었다.
손님과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데도 일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오로지 몸으로 때울 수 있는 직종이기 때문이다. 마사지를 하는 데 특별히 언어능력이 요구되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그 점이 ‘비밀보장’이라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단순히 마사지를 받는다면야 굳이 비밀보장을 받을 이유가 없겠지만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일반적인 것과 차이가 있을뿐더러 손님도 다소 특별하기 때문이다. 한국인 남성이 즐비한 마사지업소는 주로 일본인 남성 동성애자가 찾는다. 자연스레 유사 성행위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일본 도쿄의 최대 번화가인 신주쿠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던 변종 한국식 마사지업소는 순식간에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한국인 남성을 고용하면 장사가 잘 된다는 소문이 퍼지자 그들의 몸값도 덩달아 뛰었다. 급하게 한국인 남성을 구하기 위해 현지 유학생들을 돈으로 유혹하는 업주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덕분에 현재는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손쉽게 한국 남성이 있는 마사지업소를 찾을 수 있을 정도가 됐는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비스도 날로 업그레이드되는 추세다. 본래 한국인 남성은 비교적 일본인보다 체격이 건장하다는 점을 내세워 근육질 몸매로 눈길을 끌었는데 이젠 동성애자들의 취향에 맞게 종업원들도 세분화되고 있는 것이다.
업소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마사지 서비스 모습과 한국 남성들의 프로필들.
화려한 경력을 갖출수록 몸값은 비쌌는데 보통 90분에 1300만~1500만 엔(약 14만~16만 원)이 기본 마사지 값으로 책정돼있으며 옵션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일본 동성애자 커뮤니티사이트에 올라온 한국식 마사지 업소 경험담에 따르면 옵션은 터치의 강도에 따라 달라졌다.
일본의 한 동성애자는 “기본 가격은 일반 마사지 업소와 비슷했으나 옵션을 추가할 때마다 돈을 내야 했다. 나의 경우 근육형 남성의 ‘초 밀착 서비스’를 선택하고 안내에 따라 방에 들어가자 종업원이 대기하고 있었다. 옷을 벗겨주고 샤워까지 시켜준 다음 침대에 엎드려 마사지를 받았다”며 “일반 밀착 서비스는 속옷을 입고 몸을 맞닿을 수 있지만 나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맨몸으로 마사지를 받았다. 돈을 더 주면 성관계도 가능하다고 했으나 충분히 흥분해 만족스러웠다. 역시 한국 남자들은 일본인과 체격부터 달라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돈이 뭐기에… 동성애자 아닌 이들도…
일본의 남성 동성애자 사이에서 꽤 인기를 누린 나 씨의 영업장에는 근육질 한국인 남성들이 상주하고 있었다. 국내에서 게이바를 운영했던 경험이 있는 나 씨는 한국 남성 동성애자 커뮤니티사이트에서 비교적 쉽게 종업원들을 모집했다. “한국 남자는 현지에서 일본인보다 인기가 높아 월평균 수입 500만 원은 보장된다. 정식으로 허가받은 마사지업소라 단속 걱정도 없으며 능력에 따라 월 1000만 원도 벌 수 있다”고 장담한 것. 여기에 비행기 값과 숙식까지 제공하자 며칠 만에 충분한 인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 씨의 말에는 거짓말이 포함돼 있었다. 마사지만 하면 된다는 처음 약속과 달리 유사 성행위까지 강요받았던 것이다. 이에 일부 남성들은 일본에 도착한 지 이틀 만에 귀국을 하기도 했으나 대부분의 사람은 목돈을 만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일을 시작했다. 실제 나 씨의 말처럼 돈은 쉽게 벌 수 있었다. 그때만 해도 한국인 남성이 마사지를 하면서 손으로 유사 성행위를 해주는 곳이 별로 없었기에 일본 남성 동성애자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이 퍼졌다.
한 가지 충격적인 사실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인 종업원들 일부는 동성애자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오로지 돈을 위해 동성 성매매에 나선 것인데 이렇게 번 돈으로 귀국해 결혼을 한 남성도 있었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동성애자가 아님에도 같은 남성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것이 너무나 괴로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나 씨의 사업은 날로 번창했고 신주쿠 외에도 도쿄와 오사카에 5~9개의 현지 업소를 운영하는 수준이 이르렀다. 심지어 지난해 3월엔 서울과 부산에도 남성 마사지업소를 차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종업원들의 비자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한국인이 일본에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180일이라 잠시 귀국을 해야 하는 경우 국내에서도 일을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김홍창)는 나 씨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하고 종업원 6명을 기소유예 처분하며 단속에 나섰다. 또한 검찰은 나 씨가 지난 7월 8일 일본 나리타에서 김해공항으로 입국할 당시 가방에 몰래 숨겨온 602만 엔(약 6500만 원)을 압수하고 그동안의 부당이득을 추정해 1억 3000만 원의 추징금도 부과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