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상임고문
정동영 고문이 문재인 개인보다 당 지도부에 힘을 실어준 것은 얼핏 이상하지 않은 대목이다. 하지만 한때 ‘DY계’를 형성하며 친노계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과거를 빗대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문재인 지지자는 정동영 지지자를, 정동영 지지자는 문재인 지지자를 싫어한다. 그런데 정작 두 사람의 행보가 닮은 구석이 있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의원이 지난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 고문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지난 2008년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패한 정동영 후보는 이후 당내 세력이 급속도로 약화됐고 결국 총선을 앞두고 탈당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현장 정치 활동과 소통을 강화하면서 ‘현장왕’ ‘트통령(트위터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당 복귀 이후 이렇다 할 세를 규합하지 못한 채 결국 지난해 대선 때는 당내 경선조차 나서지 못했다.
현재 정 고문 뒤를 이은 야권의 트통령은 단연 문 의원이다. 문 의원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이어 정치인 중 팔로어(친구를 맺어 따르는 사람)가 가장 많다. 문 의원이 주요 국면마다 트위터를 통해 의견을 밝힌 까닭에 ‘트위터 정치’라는 꼬리표가 달리기도 했다.
최근 발간된 국회수첩을 보면 문재인 의원실은 보좌관 연락처 없이 대표번호만 기재돼 있는데 이는 기자들의 질문과 민원인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 일부 중진 의원들이 쓰는 방식이다. 민주당 한 고참 당직자는 “문재인 의원이 타이밍을 재는 정치꾼은 아니다”라며 “다만 바깥 여론에 너무 의존하거나 대중 퍼포먼스에 능하기만 해선 안 된다”고 전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