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킨제이 보고서-20대 섹스 경향’이란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은 이씨가 이메일 등을 통해 벌인 젊은이들의 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삼고 있다. 이씨는 20대 남성 5백87명, 여성 5백41명을 상대로 60개 이상의 구체적인 문항과 그에 따른 답변으로 ‘20대의 성에 대한 보고서’를 만들었다.
이씨의 조사에 따르면 성 개방 풍조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20대에서도 여전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섹스가 조금은 더 조심스러운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5명 이상의 상대와 섹스를 한 사람이 57%에 달하는 반면, 여성은 27%에 그쳤다. 1명의 상대와만 섹스를 경험한 20대 여성이 31%이며, 평균적인 섹스 상대는 2.5명이었다.
‘섹스 제의’에 있어서도 아직은 여성의 수동적인 면이 두드러졌다. 20대 남성의 44%는 ‘자신이 제의해서 섹스를 한다’고 답했고, 46%는 ‘암묵적 합의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반면 ‘여성으로부터 먼저 제의를 받은 이’는 5%에 그쳤다. 여성 또한 마찬가지. 51%가 ‘상대 남성이 제의’하고 40%가 ‘암묵적 합의’, 그리고 단 4%만이 ‘자신이 먼저 제의한다’고 대답했다.
‘섹스의 주도권’에 있어서도 여성의 47%가 ‘남성이 주도권을 잡는 것’을 선호했고, ‘자신이 주도할 때 더 만족스럽다’라고 답한 여성은 24%에 불과했다. 하지만 남성은 반대로 58%가 여성이 주도적이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주도가 만족스럽다고 답한 것은 29%에 그치고 있다.
섹스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도 상당히 달라지는 경향을 드러냈다. 25%의 여성은 ‘전희만으로도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답했다. 40%는 삽입 운동시에, 10%는 남성의 사정시, 27%는 ‘단계와 상관없이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한 오르가슴을 가장 잘 느끼게 하는 섹스 행위에 대해서도 삽입운동(18.7%)은 3위에 그치고 있다. 그보다는 전희(41%), 클리토리스 애무(24.5%)가 훨씬 더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이처럼 여성이 전희를 가장 선호하는 행위로 답한 것은 남성으로선 주목할 만한 사안이다. 즉 충분한 전희 후에 이루어지는 삽입은 더더욱 여성을 흥분상태에 도달할 수 있게 한다는 결론이다. 여성은 오르가슴을 느끼는 데 충분한 애무 시간으로 10~20분을 들었다.
전희의 단계로 20대 연인에게 가장 각광받는(?) 것은 오럴섹스다. 이는 입으로 상대의 성기를 애무하는 형태로, 과거에는 변태적 성행위라는 이유로 금기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20대에 있어서는 더 이상 특별한 성행위가 아닌, 보다 친밀감 있는 하나의 애정표현으로 즐겨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섹스를 할 때 20대 남성은 42%가 ‘커니링구스’를 하고, 여성은 51%가 ‘펠라치오’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커니링구스는 남성이 상대 여성의 성기를 입으로 애무하는 행위이고, 펠라치오는 여성이 남성의 성기를 입으로 애무하는 형태를 말한다. 펠라치오는 20대 남성이 가장 좋아하는 성행위이기도 하다. 39%가 삽입보다는 펠라치오를 원했다. 커니링구스(18.5%) 또한 삽입 운동(14.5%)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오럴 섹스를 상당히 선호하는 경향을 알 수 있다.
20대 남성의 가장 큰 고민은 삽입 지속 시간과 함께 성기의 크기에 대한 것이다. 전체 여성의 절반에 해당하는 49.6%가 오르가슴을 느끼는 데 충분한 삽입 시간으로 10~20분을 꼽았다. 20~40분은 26%였으며, 10분 이하도 14.6%로 나타났다.
젊은 여성은 43.6%가 긴 페니스를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2%는 ‘페니스의 크기에 상관없다’고 답했고, 짧은 페니스의 선호도는 6.7%였다. 남성이 생각하는 만큼 여성들은 페니스의 크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셈이다. 전반적으로 여성은 가는 페니스보다는 굵은 페니스를 선호했다.
▲ 이성환 저 <옐로우 파일> | ||
반면 남성은 여성의 보수적인 섹스 형태(37%)를 불만거리로 꼽는 의견이 많았다. 재미있는 것은 ‘불만’ 2위의 답변. ‘섹스 전 사랑하느냐’고 묻는 것이 무려 34%였다.
‘애널섹스’라고 불리는 항문 삽입이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서서히 확산되는 경향도 반영했다. 항문 삽입 경험이 있다는 대답이 무려 20%에 달한 것이 그 반증.
또한 항문 섹스에 있어서는 의외로 남성보다 여성이 좀 더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남성의 68%가 ‘서로 항문섹스를 원치 않았다’고 답한 반면에 여성은 44.5%에 그쳤다. 남성은 25%가, 여성은 24.1%가 ‘자신 또는 상대방의 요구로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정상 삽입과 항문 삽입의 비교에 있어서는 경험한 남성이 8%:10%로 근소하게 항문 삽입을 선호한 반면, 여성은 무려 1.5%:9%로 항문 삽입이 훨씬 더 흥분된다고 답했다.
흔히 자위행위는 남성의 전유물인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20대 여성의 70.5%가 자위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49.5%에 이르는 대다수는 클리토리스 애무 등 자신의 신체를 손으로 애무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고, 물건이나 손가락의 질내 삽입은 13%에 그쳤다.
이 밖에도 ‘섹스 전의 음주’에 대해서는 남녀 모두 ‘성욕은 증가하지만 섹스 자체와는 무관하다’는 답이 가장 많았고, 애인과 섹스를 하고 싶을 때의 표현에 대해서 남성은 ‘직접 말한다’(44%)가, 여성은 ‘서로 알고 있는 제스처나 스킨십을 사용한다’(44.5%)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성관계를 가진 주된 장소는 남녀 모두 여관(54%)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월 평균 섹스의 횟수에 있어서는 ‘2번 이하’(43%)가 가장 많았다. 남성이 가장 많이 경험해본 체위는 정상위(81.6%) 후배위(9.7%) 여성상위(5.1%)의 순이었고, 여성은 정상위(89%) 여성상위(5.1%) 후배위(2%)의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좋아하는 체위에 대해서도 남성이 정상위(46.4%) 후배위(24%) 여성상위(17%)를 꼽았고, 여성은 정상위(65.7%) 여성상위 후배위(각 14%)를 각각 꼽았다. 기타 의견으로는 ‘69체위’ ‘측위’ ‘항문삽입’ 등이 있었다.
감명국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