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 빈 초청 취임만찬에서 건배 제의를 하고 있다. 임준선기자 | ||
YS 정부 시절 청와대 단골 점심 메뉴는 ‘칼국수’였다. 5년을 내리 ‘칼국수’만 먹었다는 얘기까지 전해올 정도다. 이에 반해 DJ 정부에서는 딱 부러진 단골 메뉴는 없었다. 한식, 양식, 중식 등이 돌아가면서 골고루 나왔다고. 그나마 비교적 식탁에 많이 오른 음식을 꼽으라면 ‘백반식 한식’이 꼽히는 정도다.
노무현 시대에는 청와대에 어떤 음식이 자주 식탁에 오를까.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성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직 딱 부러지게 ‘대표 음식’을 꼽을 수는 없지만, ‘삼계탕’이 가장 유력한 음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 대통령이 즐겨하는 음식이 ‘삼계탕’이기 때문이다.
‘입맛이 없을 때 찾아가는 음식점’으로 청와대 인근에 위치해 있는 삼계탕 전문점 ‘토속촌’을 꼽을 만큼 노 대통령은 ‘삼계탕’을 즐겨한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에는 파월 미 국무장관, 고이즈미 일본 총리 등 낯익은 외교사절들이 참석했다. 이들 고위급 인사들은 노 대통령이 이름과 얼굴을 쉽게 알 수 있지만, 다른 외교사절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만찬이나 리셉션장 등에서 많은 외빈들을 접견하게 될 경우엔 더욱 그렇다.
지난달 2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만찬에도 수많은 외빈들이 청와대를 찾았다. 노 대통령은 만찬장 입구에서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마치 낯익은 사람들을 대하는 듯한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비밀은 ‘네임맨’에 있다.
청와대 내에 별도로 ‘네임맨’이란 직책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통상 이름을 불러준다는 의미에서 ‘콜링 네임맨’(Calling Name Man)으로 불린다.
‘네임맨’이 배석하는 경우는 청와대에 다수의 손님을 초청한 경우다. 대통령 취임 만찬 때와 같이 한꺼번에 다수의 인사들을 접견할 때는 어김없이 ‘네임맨’이 자리를 함께한다. 대통령이 일일이 이름과 직책을 알기 어려운 경우에 ‘네임맨’이 배석, 악수 등 접견을 하기 전에 이름과 직책을 불러주는 것.
네티즌들의 열성적인 지지에 힘입어 대통령에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은 과연 어떤 이메일을 사용할까. 노 대통령의 공식적인 이메일 주소는 president @president.go.kr이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까지만 해도 청와대 홈페이지 주소가www.cwd.go .kr이었지만 노 대통령 취임에 맞춰 www. president. go.kr로 바뀌었다. 현재까지는 청와대 홈페이지 주소와 www. president. go. kr을 함께 쓰고 있다.
노 대통령이 외빈들에게 가정 먼저 가르친 한국어를 꼽는다면? 다름 아닌 ‘위하여’다. 지난달 25일 저녁 청와대 영빈관 취임만찬장. 취임사를 마친 노 대통령은 자리를 함께한 외빈들에게 ‘위하여’를 제의했다. 한국에서는 건배를 할 때 ‘위하여’라는 말을 쓴다는 설명과 함께. 통역요원들이 노 대통령의 설명을 각 나랏말로 재빨리 외빈들에게 전했다.
그러나 막상 노 대통령이 ‘위하여’를 외쳤을 때 외빈들의 ‘복창 소리’는 기대 이하였다. ‘위하여’를 발음하기가 만만치 않았던 것. 노 대통령은 다시 설명과 함께 ‘위하여’를 외쳤고 두 번 정도 이런 과정을 거친 뒤에야 대부분의 외빈들은 한국말 ‘위하여’를 발음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