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의원에 대한 린다 김의 정치자금 지원 소문이 흘러나온 곳은 다름 아닌 미국 LA 교포사회다. LA는 10여 년 전 박 전 의원이 노태우 정권 당시 황태자로 군림하던 시절부터 후원회가 운영돼 오고 있는 지역 가운데 하나다.
LA의 한 교포사업가는 “박 전 의원이 최근 린다 김으로부터 대략 수백억원에 달하는 정치자금에 대한 지원약속을 받은 것으로 안다”며 “그 정도라면 대선도 치를 규모”라고 그 배경에 의문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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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린다 김이 박철언 전 의원에 정치자금을 제의했 다는 소문에 대해 박 전 의원도 부인하지는 않 고 있다. | ||
박 전 의원은 그러나 “내가 후원을 받을 사람이 없어서 여자로부터 돈을 받아 정치를 다시 시작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내가 알기로 린다 김은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는데 무슨 수로 정치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정치자금 지원약속의 실현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 전 의원은 이와 함께 한때 나돌았던 린다 김과의 소문에 대해 “나와 고향이 같고 ‘오빠’처럼 따랐다고 하는데 그건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대를 다녔다. 내가 고등학교 때 그 여자는 초등학교 1∼2학년이었는데 ‘오빠’ ‘동생’이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린다 김이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그럴 만한 깊은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도 않다는 게 박 전 의원의 주장이다.
하지만 LA 다른 한 교포는 린다 김의 재정상태에 대해 “아무 곳이나 투자하거나 낭비하는 사람이 아니다”면서 “그녀의 재력은 아직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린다 김 정치자금 지원 소문’이 등장한 시점도 예사롭지 않다. 최근 조심스레 정치재기를 모색하고 있는 박 전 의원의 행보 때문이다.
박 전 의원은 대대적인 ‘정계개편’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그 속에서 ‘정치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속내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박 전 의원은 “노무현 후보는 DJ와 YS 그리고 과거 민주화세력의 대통합을 이뤄 이들을 중심으로 국가를 운영해 나가야 올바른 정치개혁을 이룰 수 있다는 사관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지나치게 편향적인 시각”이라고 지적하면서 “대대적인 정계개편을 통해 정통성을 지닌 과거 근대화세력도 결집하고, 화합을 바탕으로 민주화세력과 선의의 경쟁관계를 유지하는 정치구도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전 의원은 지난해 11월부터 TK 출신 전직 장관들의 월례모임인 ‘대경회’를 이끌고 있다. 70세 이상인 고령의 전직 장관들은 제외돼 현재 회원수는 30명 안팎. 정호용, 박세직, 이정무, 이석채, 김한규 전 장관 등 쟁쟁한 인맥들이 포진해 있다.
대대적인 정계개편을 통한 근대화세력 결집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근대화세력의 한 축인 한국미래연합의 응집력 부족을 지적하고 있는 박 전 의원. 이제 그가 나름대로 ‘큰 정치’에 뛰어들 정치적 계산을 시작한 것일까.
정치와 자금은 불가분의 관계. 그렇다면 박 전 의원의 입장에서 린다 김이든 누구든 간에 정치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 ‘외자도입’도 충분히 상정해 볼 만한 일이다. 남는 문제는 ‘대가성’없는 순수한 정치자금인지, 아니면 언제가는 ‘대가’를 치러야 할 자금인지다. [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