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총리, 이인제 의원, 정몽준 의원, 성우 고은정 씨 등도 함께 자리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충남 홍성 출신으로 ‘골수 JP맨’으로 불리며 자민련 사무총장과 부총재를 역임했던 조부영 전 국회부의장도 말을 거들었다. 그는 “JP와 운정회를 정치적으로 보지 말았으면 한다. 현역 정치인들도 포함돼 있어 그들이 운정회를 정치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운정회 자체는 정치적인 행위나 그런 것을 일절 안 할 거다”며 “그래도 난 JP와 정치일생을 끝까지 같이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조 전 부의장은 정치판을 떠나 백제문화개발연구원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때 테이블 곁으로 다가온 안택수 전 의원(자민련 15대 의원)은 이 전 총리 등에게 인사를 건넨 뒤 바삐 자리를 뜨려 했다. 붙잡는 지인들에게 “어제 술을 많이 마셔서”라며 겸연쩍어하던 안 전 의원은 벌써 두 달째 백수로 지내고 있다면서 “이 자리가 감개무량하다. 오늘의 말씀이 총리님이 우리에게 전하는 마지막 말이라 생각한다. 늦게라도 이런 모임이 만들어져 총리님의 마지막 여생이 빛날 수 있게 됐다”는 말을 남겼다. 안 전 의원은 지난 9월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에서 물러나며 외부활동을 접은 상태라고 했다.
국무총리실 근무시절 JP와 인연을 맺어 1995년 자민련을 함께 창당한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오랜만에 JP를 모시던 사람들을 보니 기분도 좋고 감회가 새롭다”는 소감만 남기곤 자세한 질문에는 선배들의 뜻과 다를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심 위원장은 반세기에 가까운 나이 차이 탓에 몇몇 동석자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기자를 보고는 “얼굴을 모르는 게 당연하다”며 직접 한 명씩 가리키며 이름과 직책을 소개해주는 ‘센스’를 발휘했다. 그의 소개에는 자민련 부총재를 지낸 이택석 전 의원과 자민련 15대 의원이었던 이태섭 전 과학기술처 장관, 자민련에는 당적을 둔 일이 없지만 JP의 총리 재직시절부터 함께 골프를 치는 등 상당히 가까운 사이로 지낸 한갑수 전 농림부 장관 등이 포함돼 있었다. 긴 소개 끝에 인터뷰를 위해 기자가 자리를 이동하려던 순간 그들은 “이하동문”을 외치며 자기들끼리 다시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났다.
박민정·배해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