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당시 연예인 성매매는 워낙에 깊숙한 곳에서 벌어진 일이라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소문만 무성했을 뿐이었다. 5공 시절 최고 권력을 가졌던 한 정치인이 잠자리를 했던 여성 연예인들의 ‘음모’를 수집했다거나 유명 피아니스트가 대통령 부인과 눈이 맞았다가 외국으로 쫓겨났다는 이야기 등이 그 사례다. 그런데 여성이 아닌 남성 연예인도 이러한 일에 연루된 적이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1975년 지금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유명 남성 트로트 가수가 중견 건설사 회장의 부인과 불륜 관계로 처벌을 받은 바 있다. 당시 해당 연예인은 외국으로 출국해 한동안 국내에 들어오지 못했다.
1990년대엔 벽두부터 대형 스캔들이 터졌다. 각종 영화에서 주연으로 활약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던 영화배우 전세영 씨가 대마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것이다. 전 씨를 비롯한 여성 연예인 6명은 유명 사업가들과 국내 및 일본의 호텔 등지에서 히로뽕을 투약하고 성관계를 맺었다. 검찰 수사 결과 그 대가로 전 씨 등은 500만 원에서 최고 1000만 원의 화대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당시 전 씨와 사업가를 연결해준 ‘마담뚜’ 이 아무개 씨 수첩에서 수많은 여성의 이름이 나오자 많은 국민들은 연예인 성매매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DJ 정부시절엔 청순한 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았던 한 여성 탤런트의 엽기적인 행각이 단연 압권이다. CF를 통해 인기 스타로 발돋움한 그는 정권 유력인사와 가깝던 한 사업가와 함께 다니면서 여러 정치인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 특히 그는 혼자서 여러 명의 남성과 동시에 성관계를 맺는 것으로 유명했다. YS 시절엔 털털한 모습의 한 여성 배우가 당시 최고 실세였던 정치권 인사와 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가 나 현장에서 줄행랑을 쳤던 일도 있었다.
1990년대부터는 방송사 PD의 힘이 급격히 커지면서 이들과 여성 연예인들 간 성매매, 정확히 말하면 성상납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또 연예 브로커를 통한 일반인과 연예인 성매매도 활발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00년 한 방송사의 추적 프로그램은 연예인 매춘을 전문적으로 알선하는 한 기획사 사장을 통해 1000만 원이면 연예인과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는 내용의 방송을 보도해 큰 파문이 일기도 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