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왼쪽)이 지난 11일 광운대학교 청소용역 근로자들과 관련해 광운대 총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이날 축하연에는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우원식 의원과 배재정 김광진 의원이 참석해 축하메시지를 전했다. 축하연 참여에 앞서 을지로위원회 의원들은 한예종 총장과 만나 앞으로의 지원 등을 당부했다. 한예종 식당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은 내년 3월 1일부터 시행된다.
우원식 민주당 최고의원의 제안으로 지난 5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을지로위원회는 총 41명의 민주당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을지로위원회는 사안들마다 책임 국회의원을 정해 개별적으로 조사하고 관리한다. 우원식 의원이 위원장을, 유은혜 의원이 신문고센터장을, 은수미 의원이 현장조사분과장을, 박범계 의원이 법률지원분과장을, 홍종학 의원이 입법분과장을, 한정애 의원이 총무분과장을 맡고 있다.
을지로위원회에서는 현재 총 14건의 협상이 타결됐다. 남양유업, 배상면주가, 매일유업, 태광티브로드, 미니스톱 등이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현재 총 42건의 불공정 사례와 노동 문제가 책임의원들 하에서 진행되고 있다.
을지로위원회의 활동이 두드러졌던 것은 지난 국감 때였다. 환경노동위원회 은수미 의원은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 파견에 대한 문제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부당노동행위 등을 지적했다. 정무위 이학영 의원은 아모레퍼시픽의 불공정 행위 등을, 김기식 의원은 국순당과 동양증권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해당 문제들은 을지로위원회 활동과 관련된 것들로 현재 타결됐거나 진행 중인 사안들이다.
유은혜 의원은 을지로위원회 활동에 대해 “특정 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불공정거래나 계약 등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는 비정규직이나 간접고용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갑’인 회사나 사용자 측은 을지로위원회의 활동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우원식 의원과 을지로위원회 관계자들은 광운대 청소노동자들 쉼터와 총장실을 방문했다. 지난 9일 밤 광운대와 청소노동자들은 정규직화에 극적으로 타결했지만 노동자들이 요구하던 용역업체 변경 등의 사안은 진행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날 을지로위원회 측은 청소노동자들과 대화를 나눈 후 총장실을 방문해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우 의원은 “한예종 식당 근로자들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며 청소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언급했다.
이에 학교 측은 “대학도 정부에서는 등록금 내리라고 하고 동시에 교육 여건 개선하라고 한다. 저희도 관리 비용을 아끼다보니 외주를 주고 있다.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라고 토로하면서도 “새겨듣겠다. 아까 말씀하셨던 내용은 바로 시정되도록 지시하고 준비하겠다”고 수긍했다.
일각에선 을지로위원회의 활동이 지나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경제민주화를 이루고 소외된 계층을 돕는 것은 좋다”면서도 “국회에서 기업들의 거래 관계나 고용관계, 법제도의 테두리를 넘어서는 것을 관여하면 일반 기업들은 권력기관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강압적 분위기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을지로위원회와 협상 중인 일부 기업들도 고충을 토로했다. 점주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KT 관계자는 일부 대리점을 상대로 가입자의 미납요금을 떠넘겼다는 주장에 대해 “미납요금이 발생하면 원래 대리점은 책임이 없는 것이 맞지만 해당 대리점이 유독 미납가입자가 많았다. 그래서 명확히 가입자를 모집한 방법 등을 밝히지 않으면 돈을 줄 수 없다고 한 것이다. 문제 대리점은 그곳 한 곳뿐이다”며 볼멘소리를 내면서도 “그럼에도 사실관계를 따지기 전에 점주들과 충분히 대화를 통해서 타협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게 회사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우원식 의원은 위원회의 ‘갑질’ 논란에 대해 “강압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현장에서 갑을관계의 균형추가 너무나 무너져 있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갑의 횡포를 강력하게 지적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국민의 표를 받아서 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언제든지 따질 수 있다. 무리한 요구는 제외하고 최대한 상식에 기반해 을의 입장을 다루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