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의식을 잃고 쓰러진 응급환자를 이송하면서 먼 거리로 일부러 돌아가거나 저속운전을 한 구급대원을 파면한 것은 적절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8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진창수 부장판사)는 서울의 한 소방서에서 구급차 운전을 해온 김 아무개 씨(50)가 서울시장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2012년 6월 서울 양천구에 의식불명 응급환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상급자와 함께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하자 보호자는 16세인 환자가 과거 뇌출혈 수술을 받았고 친척이 의사로 있는 A 대학병원에서 꾸준히 치료를 받아왔다며 그곳으로 이송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 씨의 상급자도 A 대학병원으로 이송할 것을 지시했으나 김 씨 혼자 조금 더 가까운 B 대학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고집했다.
결국 김 씨는 보호자 요청과 상급자 지시를 무시하고 B 대학병원으로 차를 몰았고 구급차 안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보호자는 A 대학병원으로 가달라며 울면서 애원했으나 김 씨는 B 대학병원으로 갔고 병원에 도착해서도 다툼은 이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차를 돌려 A 대학병원으로 향하던 김 씨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은 데 불만을 품고 일부러 먼 길로 돌아가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시속 20~30km로 저속 운행했다.
또 수차례 급정거를 해 환자의 몸을 잡고 있던 보호자가 몇 번이나 넘어질 뻔하기도 했다.
다행히 환자는 목숨을 건졌으나 김 씨는 이밖에도 근무시간에 구급차를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등 비위를 저질러 파면 처분을 받았다.
재판부는 “구급대원은 보호자 진술과 이송희망병원, 기존에 받던 치료 등을 고려해 적합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김 씨는 보호자 요청과 상급자 지시를 모두 무시하고 다른 병원으로 가려 했다”며 징계사유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김 씨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차량 소통이 원활한데도 저속운행과 급정거를 하는 등 응급환자의 생명과 신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를 했다”며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해야 할 소방공무원의 본분을 망각해 비위 정도가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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