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최악의 한파가 몰아치며 22명이 사망하고 경제적 손실이 5조 원을 넘어섰다.
8일 현재 (현지시간) 미국에서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한 지역은 미네소타로 영하 37도다. 디트로이트와 시카고 등 미국 동북부 지역 도시들도 대부분 영하 20도 이하의 한파에 시름하고 있다. 게다가 강풍이 더해져 체감 온도는 영하 50도에 이르고 일부 지역은 영하 70도의 체감 온고가 관측되기도 했다.
이 정도 한파면 요즘 영하 25도 정도의 기온을 보이고 있는 남극 보다 더 추운 수준이며 영하 25~30도 가량의 평균 기온을 보이는 화성 지표보다도 더 기온이 낮은 것이다.
요즘 미국 한파를 두고 지는 2004년 개봉한 영화 <투모로우>가 계속 언급되고 있다. 지구에 빙하기가 다시 찾아온다는 내용의 재앙 영화인 <투모로우> 역시 미국 북부 지역에 강추위가 몰아닥치는 내용이다. 그리고 실제 요즘 미국 중북부 지역에는 영화 <투모로우> 속 상황에 근접한 재앙이 닥쳐 와 있다.
영화 <투모로우> 스틸 컷
그렇다면 영화 <투모로우>의 한파와 현재 미국 한파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영화 <투모로우>에서의 한파는 일시적인 상황이 아닌 지구에 빙하기가 다시 찾아오는 설정이다. 다시 말해 한파가 계속 이어지는 빙하기 상황이라는 것. 영화에서는 그 원인을 심층해류의 변화라고 설명한다.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바닷물이 차가워지고 이런 차가워진 바닷물이 해류의 흐름이 바꿔 지구가 빙하기에 접어 들게 만든다는 설정이다. 결국 영화 <투모로우>는 지구 북부 지역은 포기하고 중부 지역 사람들이라도 최대한 적도에 가까운 남부 지역으로 피난시켜 인류의 멸망을 막아내는 것을 대책으로 내놓는다. 강대국 미국 역시 대부분의 영토를 포기하고 멕시코로 피난갈 정도다.
반면 이번 미국 한파는 ‘폴라 보텍스’(polar vortex) 영향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극소용돌이라고 알려진 ‘폴라 보텍스’는 겨울철 극지방 성층권에 출현하는 매우 강한 저기압성의 흐름 또는 편서풍이다. 통상 시베리아 북부 지역 등에 머무는데 지구 온난화로 편서풍 제트기류기가 약해지면서 폴라 보텍스가 미국 중부부와 캐나다까지 내려오면서 한파가 미국을 덮친 것이다.
결국 이번 미국 한파는 영화 <투모로우>의 빙하기처럼 지속되는 한파는 아닌 만큼 지금의 위기를 잘 넘기면 다시 날씨가 따뜻해질 수 있다. 다만 영화 <투모로우>와 요즘 미국 한파의 원인 가운데 공통점은 지구 온난화다. 결국 환경을 지켜 지구 온난화 문제를 적극 해결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미국은 여전히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을 결정한 교토의정서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지구온난화 방지에 가장 비협조적이던 미국이 이로 인한 엄청난 한파로 시름하고 있는 셈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