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여 전 나주와 장성에서 차량에 팔려가는 황색과 흰색 ‘댕견’을 구입한 뒤 기르고 있는 이재완씨(53·광주시 광산구 비아동)는 “집안에 처음 보는 사람이 와도 잘 짖지 않을 정도로 바보스러운 개”지만 “사냥터에서는 몸이 유연하고 민첩해 사냥개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70년대 나주에서 20여 마리의 염소를 키울 당시 얻어 기른 적은 있지만 그 이후로는 본 적이 없다”면서 “국내 토종견임에도 꼬리가 없어 재수가 없다는 불구의 개로 인식, 50년대 이후 급속히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씨가 보호하고 있는 댕견은 꼬리가 아예 없는 황색 수컷(5개월)과 일부 ‘흔적’만 남아있는 흰색 암컷(2년) 등 2종류다. 댕견은 전국에 50여 마리에 불과할 정도로 개체수가 적은 희귀견이다. 꼬리가 20여 마디 정도인 일반 개와 달리 꼬리가 전혀 없거나 꼬리뼈 일부만 남아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꼬리가 없는 대신 다리와 목·가슴 등이 특히 발달했고 몸이 민첩하다는 것이다.
또 어미개의 유전인자를 받아 새끼를 낳으면 꼬리 있는 것과 없는 것 절반씩 생산한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특히 처음 보는 사람들과 쉽게 친해질 정도로 사람을 잘 따르는 데다 순해 훈련 성취도 등이 뛰어나다.
이씨는 “60~70대 노인들이 ‘댕갱이’라는 말을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50년대 이후 개체수가 줄었다”면서 “토종개인 만큼 아예 사라지기 전에 진돗개처럼 가치를 인정,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댕견은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에는 ‘동경견(東京犬)’으로, 동국어록(東國語錄)에는 ‘동경구(東京拘)’ 등으로 기록돼 있다. 경주를 동경으로 부르던 고려시대에 경주에 이 개가 특히 많아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이다. [광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