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모 구단을 이끌었을 때 A 감독은 제자들에 대한 폭행과 잦은 폭언, 욕설 등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심지어 담당 기자가 해외 전지훈련에 동행했을 때에도 연습경기 도중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욕설을 퍼붓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건 당시 A 감독의 권위는 그야말로 ‘언터처블(건드릴 수 없는)’이었다는 사실. 구단 내에서 어떤 누구도 이런 잘못된 행동을 제재하지 못했다고 알려진다.
물론 A 감독 본인과 측근들은 “예전의 내가 아니다. 이제 달라졌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줄 때까지, 그것도 오랜 시간 변함없는 자세를 보일 때까지 쉽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어쩌면 이는 A 감독이 평생 짊어져야 할 업보일 수도 있다.
B 감독도 아마추어 모 학교를 이끌었을 때, 해당 학교 체육부의 특기생 입시 비리 의혹이 제기돼 한바탕 홍역을 치러야 했다. 당시 학교 축구부 사무실이 경찰의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파장도 상당히 컸다. 수사 결과를 떠나 아마추어 전체 스포츠 판에 엄청난 풍파를 일으켰다. 당연히 B 감독은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그랬기 때문에’ 모든 축구인들이 B 감독에게 항상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그래도 A 감독과 B 감독의 경우는 어디까지나 과거 사례다. 앞으로 행보에 따라 시선은 달라질 수도, 또 제자리걸음을 할 수도 있다. 어두웠던 과거를 완전히 털어냈다는 걸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C 감독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축구 클럽을 운영했고, 해당 구단은 C 감독 축구클럽을 U-18 유소년 팀으로 지정했다. 프로 산하 구단이기에 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유소년 운영비 조로 지원금을 받게 된 것이다. 프로 산하 유소년 클럽의 경우, 선수들로부터 회비를 받지 않는 프리미엄이 주어진다. 그런데 C 감독 축구클럽 소속 선수들은 매달 100만 원에 달한 회비를 내야 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C 감독 축구클럽은 또래 레벨 가운데에서도 최약체로 꼽혔는데 소속 선수들 대부분이 좋은 대학에 축구 특기생으로 입학했다. 엄청난 진학률에 의혹이 제기됐다. 심지어 D 구단에 새로 입단하게 된 선수들의 출신 학교가 C 감독 축구클럽에서 진학한 대학들과 거의 일치한다는 게 밝혀지며 논란이 일었다. 선수 주고받기 의혹이 증폭된 배경이다. 물론 C 감독은 그간 제기된 모든 의혹을 부정하며 강하게 반발을 했다. 기자회견까지 자청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런데 이는 유감스럽게도 비단 C 감독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워낙 금전적으로 어려운 도·시민구단들 이외에도 기업 구단들까지 소속 감독이 과거 자신이 몸담은 팀의 선수를 데려오면서 굳이 사지 않아도 될 불필요한 오해를 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지금도 빈번히 벌어지는 일이다. 그때마다 감독들의 대답은 대개 똑같다. “절대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친다. 의혹과 정황은 있는데, 뚜렷한 증거가 없어 결국 잊혀지는 경우가 많다.
축구 인들은 “C 감독과 D 구단의 경우는 ‘정도를 넘어섰기에’ 비롯된 사태”라고 입을 모았다. 워낙 흔하기에 특별할 것도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됐다.
연예인들도 불편한 과거 문제가 거론될 때면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 어찌 보면 프로축구 감독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래저래 힘겨운 직업이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