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전 10시 50분쯤 전남 목포시 한 아파트에서 A 군(14)이 번개탄이 피워진 방 안에 쓰러져 있었다. A 군은 다른 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누나가 발견해 119에 신고해, 광주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A 군의 누나는 경찰조사에서 “이상한 냄새 때문에 잠에서 깨 동생 방문을 열어보니 온통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방 안에는 타고 남은 번개탄이 그릇 위에 올려져있었다”며 “우리는 번개탄을 피우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남 목포경찰서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A 군이 자고 있는 방에 번개탄을 피운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사고 이후 남매 부모가 행적을 감춘 것을 발견했다. 자영업을 하던 A 군의 부모는 사고 당일 오전 3시와 7시쯤 두 차례 집에 들어왔다 나선 뒤 연락이 두절됐다.
특히 경찰은 A 군의 부모가 거액의 주식 투자 사기 사건에 연관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A 군 부모가 주식 투자로 돈을 많이 벌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투자금을 받아 관리해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오는 1월말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나눠주기로 한 이들 부모가 행방이 묘연해지자 피해자들의 신고가 접수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A 군 부모에게 투자한 이들이 수십여 명에 달하며 피해금액도 수억 원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경찰은 사고 이후 행적을 감춘 A 군의 부모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A 군 부모의 에쿠스 차량을 수배하는 한편, 외국으로 도주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출국 금지 조치했다. 이어 부부의 금융 계좌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사고 이후 행적을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한편 남매의 부모는 사건 당일 오전 11시쯤 딸과 “멀리 왔다. 미안하다”는 내용의 통화를 한 뒤 휴대전화를 꺼 둔 상태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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