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왜 괴롭혀” 딸 남친 살해한 엄마, 뒤늦게 자수 왜?

[일요신문] 4년 전 딸의 남자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50대 어머니와 동거남 등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14일 화성서부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김 아무개 씨(여·58)와 동거남 등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김 씨는 동거남 김 아무개 씨(53), 동거남 후배 신 아무개 씨(49) 등과 함께 2009년 9월 28일 오후 8시께 화성시 정남면의 인적 드문 공터로 딸(34)의 남자친구 양 아무개 씨(48)를 불러내 둔기로 폭행한 뒤 차 안에서 목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평소 양 씨가 여자친구인 자신의 딸에게 폭력을 휘두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훈계를 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동거남 김 씨의 또 다른 후배 김 아무개 씨(52)의 도움을 받아 같은 날 오후 11시께 시신을 강원도 평차의 한 야산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양 씨가 사라지자 그의 전 부인은 경찰에 미귀가 신고를 냈으나 범죄 흔적이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미궁으로 빠졌다.

실종처리된 이 사건은 지난 13일 오후 7시 12분께 김 씨가 112로 전화를 걸어 “내가 사람을 죽였다”고 자수하면서 전모가 드러났다.

경찰은 김 씨 신고를 접수해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동거남 김 씨와 신 씨 등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양 씨가 딸을 못살게 군다고 해서 겁만 주려했으나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기에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자수 이유는 자책감이 아니었다. 김 씨는 “5억 원 이상의 돈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동거남 때문에 자수를 하게 됐다”고 말했으나 동거남 김 씨는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며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양 씨 시신을 야산에 유기할 때 범행에 가담한 또다른 김 씨를 쫓고 있다.

박민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