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중학생 아들의 방에 번개탄을 피우고 잠적한 부모가 자살을 시도했지만 경찰에 붙잡혔다. 부모는 주변 사람들의 돈을 포함, 100억 원대 주식투자를 했다가 손실이 커지자 아들을 죽이고 자살하려고 결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전남 목포경찰서는 지난 14일 체포된 A 씨(50) 부부가 주변 사람들에게 주식투자를 권유해 끌어들인 돈 100여억 원을 갚지 못해 고민 끝에 아들을 죽이고 자살하려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A 씨는 건설회사를 다녔고, 부인 B 씨는 은행을 다니다 그만뒀다. 은행을 그만둔 B 씨는 지난 1999년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B 씨가 좋은 수익률을 내자 친척 등 돈을 맡기는 사람이 늘었다.
B 씨는 처음 4~5년간은 평균 7%, 높게는 30%의 수익을 올렸다. 부인이 돈을 잘 벌자 A 씨는 다니던 건설회사도 그만두고 부인 뒷바라지를 했다. 그러나 최근 3년 전부터는 수익을 내지 못하다 점차 큰 손실을 보기 시작했다. 이미 인척 돈 40억 원 등 지인들에게 받은 투자금은 모두 100억 원에 이르렀다.
이에 A 씨 부부는 지난해 10월에는 “외국 회사를 인수 합병한다”고 속이며 20억 원을 끌어 모아 일부 채권을 갚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목포경찰서에는 A 씨 부부의 투자와 관련해 4건에 걸쳐 피해액 10억여 원 상당의 고소사건이 접수돼 이 중 1건은 취하되기도 했다.
결국 A 씨 부부는 동반자살을 결심, 범행 3~4일전 번개탄 3개를 사서 하나는 아들(14)의 방에 피워놓고 집을 나섰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대학입시에 합격한 딸(18)은 이미 성장해 혼자 살아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아들의 방에만 번개탄을 피운 것으로 봤다.
아들 방에 번개탄을 피우고 나온 부부는 무작정 차를 몰아 고흥, 나주를 떠돌다 차에 번개탄을 피우고 자살을 시도하려 했다.
그러나 A씨 부부는 딸로부터 “동생이 살아있다‘는 연락을 받고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자살기도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아들은 아직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경찰은 전했다.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여름부터 ‘힘들어 죽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씨 부부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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