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은 16일 오전 각각 임시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은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엠코를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의 합병비율은 1대 0.18이다.
현대엠코는 현대차그룹이 자동차·제철 등 그룹 공사를 위해 지난 2002년 설립한 회사로 시공능력평가 순위 13위 업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의 자회사로 설립됐으며 현대건설이 지분 72.5%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54위의 플랜트 전문 건설업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두 회사의 합병이 현대차그룹 건설사업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그룹은 앞으로 건설부문 계열사의 공종별 전문화 및 사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병은 건설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지난해 말 기준 매출은 6조원, 자산규모는 4조원으로 증가해 국내 건설사중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매출 기준 8위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는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상호 주력 사업이 달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엠코는 빌딩·도로·항만·주택 등 토목·건축부문이 전체 매출액의 84%를 차지하는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석유화학·전력 등 플랜트 설계와 시공을 전문으로 한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합병법인이 플랜트 EPC(설계.구매.시공) 수주 경쟁력 확보 및 전문성 제고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수주 22조 원, 매출 20조 원을 달성해 글로벌 톱10엔지니어링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합병에 대해 현대차그룹의 부인에도 불구, 정의선(사진)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현재 현대엠코의 최대주주(지분율 25.06%)인 정 부회장은 현대건설에 이어 합병회사의 지분 11.7%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된다. 향후 합병법인이 상장하거나 현대건설과 추가합병후 우회 상장을 할 경우 정 부회장이 비상장주식의 유동화로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늘려 그룹 지배력을 높이리라는 전망이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