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대행은 춘천지검장 시절인 80년대 초부터 폭탄주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은 박 대행이 폭탄주의 원조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4월17일 노무현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의 청남대 만찬 회동에서 특별히 폭탄주를 돌린 것도 박 대행에 대한 배려 차원이었다고 한다.
▲ 검찰 폭탄주의 원조로 불리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대행. | ||
검찰을 출입했던 한 신문 기자는 “김씨는 총장 시절 기자실에서도 폭탄주를 돌렸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김 전 총장은 “젊은 검사 시절에는 한 자리에서 10잔 정도 마셨지만, 이젠 나이가 들어 5잔 정도가 고작”이라고 밝혔다.
김 전 총장과 함께 또 한 명의 폭탄주 대가로 인정받는 이는 심재륜 전 부산고검장이다. 30분 만에 폭탄주 10잔을 넘길 정도.
그를 잘 아는 기자들은 “빠르기로 치면 단연 최고”라고 입을 모을 만큼 속전속결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멸치 한 줌에 고추장 한 접시면 안주로 충분했던 심 전 고검장에 대해 기자들은 “스폰서 없고 여자 없이도 편하게 술을 즐길 줄 아는 진정한 주당”이라고 치켜세운다.
박순용 전 검찰총장 역시 귀공자풍의 외모와는 달리 술은 거의 말술 수준인 것으로 알렸다. 지난 90년대 후반 김태정 장관-박순용 총장 체제의 검찰은 가히 폭탄주 최전성기였다. 진형구 전 공안부장의 취중 실언도 이때 나온 것이다.
신승남 전 검찰총장은 진 전 부장의 실언 이후 검찰의 폭탄주 문화에 대한 비난 여론이 급등했던 당시에도 “폭탄주는 검사 개개인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이지, 위에서 획일적으로 마셔라 마시지 마라 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소신발언을 할 정도로 폭탄주 문화를 인정하는 입장이었다. 김각영 전임 총장 역시 폭탄주를 꽤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폭탄주에 대한 예찬론도 화제 만발이었다. 진 전 부장은 국회 국정조사에서 “양주만 마시면 독하기 때문에 맥주에 섞어 마신다”고 말해 한때 화제가 된 바 있다.
심 전 고검장은 “맥주를 많이 먹으면 위하수가 생기고, 양주를 많이 먹으면 곳곳에 구멍이 생긴다”며 폭탄주를 즐기는 이유를 꼽았다.
폭탄주의 대가들을 보면 ‘보스형’ ‘XX인맥의 대부’ 등으로 불리는 인사들이 많다.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 임휘윤 전 서울지검장, 김대웅 전 법무부 연수위원 등이 대표적이다.
한때 검찰에서는 우스갯소리로 “검찰에서 성공하려면 태생적으로 말술 체질을 타고 나든지, 아니면 정말 똑소리가 나든지 둘 중의 하나”라는 얘기가 나돌 정도였다. 검찰 폭탄주 문화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는 한 단면이다.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