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차려 줄테니 우리 애는 놀게해”
결혼 11년차인 변호사 이 아무개 씨(42)는 기러기 아빠다. 결혼 당시 이 씨가 외부모 아래서 자랐다는 이유로 처가가 탐탁지 않아했지만 이 씨는 결국 결혼을 선택했다. 부유한 집에서 자라 한 번도 직업을 가져본 적 없는 이 씨의 아내는 현재 두 아들과 함께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다. 아내가 아들과 함께 캐나다에 가 있을 동안 처가의 제사와 집안행사는 고스란히 이 씨의 몫이다. 그리고 이 씨는 한 달에 한 번 꼭 캐나다에 가야 한다. ‘딸이 외롭지 않게 해줘야 한다’는 처가의 특명 때문이다. 이 씨는 이 ‘명령’을 아내와 잠자리를 같이 해야 하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한다. 처가가 부부관계까지 관여하고 있다는 말이다.
강남 성형외과 의사인 윤 아무개 씨(32)는 3년을 만난 여자친구와의 결혼문제로 머리가 복잡하다. 여자친구의 집안은 대전에서 알아주는 재력가다. 윤 씨는 여자친구와 교제하는 동안에도 스스럼없이 여자친구 부모님과 식사도 하고 해외여행도 5~6차례 다녀왔다. 호텔회원권이나 여행경비는 여자친구 부모님이 부담했다. 그러나 진지하게 결혼이야기가 나오면서부터 윤 씨는 부쩍 여자친구 부모님이 부담스러워졌다.
윤 씨는 “여자친구 부모님께서 개인병원을 차려줄 테니 대전으로 내려오라고 하셨다. 개인병원을 차려주는 조건은 여자친구가 일을 하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었다”며 “나 또한 어렵지 않은 가정에서 자랐다. 하지만 부모님마저 여자친구의 집에서 너무 돈으로만 결혼을 밀어붙이려 한다며 불편해 하시는 것을 보고 결혼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이인철 변호사는 이에 대해 “실제로 조건결혼을 했던 전문직 사위들이 처가 때문에 이혼을 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며 “장모 대부분이 딸이 행복하지 못하다고 생각해 사위와의 갈등이 발생한다. 이혼을 하기 위해 찾아오는 전문직 남성의 과반수 이상은 의사다”라고 말했다.
가정법률전문 양소영 변호사는 “장서갈등에 가장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장인과 장모가 자녀의 결혼생활에 간섭하지 않는 것”이라며 “딸도 부부 문제는 친정에 말하기보다 부부끼리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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