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연말 국회가 끝나고 1월 한 달간 국회의원들의 발길은 지역구를 향해있다. 그나마 의정활동이 적은 비수기 동안 의원들이 지역구 주민들 챙기기에 돌입한 것이다.
의원들은 지역구에 자신의 업적이 담긴 현수막 걸기, 의정보고서 배포, 의정보고회 등 다양한 업적 알리기에 열중한다. 특히 설날 전에 의원들은 지역구에 있는 시장들을 방문해 새해인사를 한다. 지역구 주민들에게 ‘얼굴’을 비춰야 민심을 지킬 수 있는 까닭에서다.
설을 앞두고 국회에서 사라진 의원들이 무엇을 하는지 지켜보기 위해 <일요신문>은 지난 1월 23일 지역구인 영등포로 향하는 신경민 의원을 따라나섰다.
“1월엔 오전은 국회에서, 오후에는 지역구에서 주로 보내고 있다”고 설명한 신 의원은 이날 2시 30분 영등포 대림파출소 인근에 위치한 노인정부터 방문했다. 이후 오후 6시 30분까지, 4시간 동안 한 번도 앉지 못하고 대림중앙시장을 돌고서야 지역구 방문은 끝이 났다.
이날 시장 인사에 따라나선 신경민 의원실 관계자는 “온종일 밖에서 걸어 다녔더니 손과 발이 얼어서 감각이 없다. 이렇게 돌다 보면 명함 1통을 가져와도 부족하다”고 전했다. 이런 강행군은 설날 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처럼 밖에서 금배지를 단 의원들이 ‘발’로 뛰고 있을 때 의원회관에는 택배 창고가 미어터진다. 설날 전에 의원들에게로 각종 설 선물이 배달되기 때문이다. 의원회관 1층에 위치한 택배 창고에는 갖가지 박스들이 쌓여 있는데, 연락을 받은 의원 보좌진들은 핸드 카트를 끌고 와 택배 박스들을 챙겨간다.
설날 전에 의원실 앞으로 배송되는 택배들은 대부분 의원의 지인들이나 지역 인사들이 보내오는 설 선물들이다. 배달된 택배들을 살펴보면 같은 물건이 5~10박스씩 되는 등 양도 상당하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주로 배나 사과, 홍삼 등 지역 특산물 들이 들어온다. 우리 의원실에는 지금 국물용 멸치와 과메기도 들어와 있다”며 “지난 추석 때는 일주일 내내 차 안과 트렁크에 선물을 놓고 의원 집으로 옮겨야 할 정도로 선물이 많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명절 선물은 지방 출신 의원들에게 더 많이 온다고 한다. 서울에 지역구가 있는 한 의원실 관계자는 “우리 방에는 과일이 오긴 했지만 다른 방보다 먹을 것이 잘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면서 “지역구가 지방인 의원들은 지방 특산물이 많이 올라오는데 명절이 되면 냉장고가 가득 찬다고 한다”며 부러운 듯 말했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