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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5월28일 장수천 의혹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는 노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 ||
<일요신문>이 법인 등기부등본을 통해 직접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문 회장은 지난 98년 4월15일자로 ‘(주)명수참물’을 설립,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그동안 호텔사업만 해온 것으로 알려진 문 회장이 생수회사도 운영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더욱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이 회사의 이사 명단에 노 대통령의 비서였던 홍경태씨도 등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특히 홍씨는 당시 사실상 노 대통령 소유였던 생수회사 ‘(주)장수천’의 대표이사로 있을 때여서 또다른 궁금증을 낳고 있다.
최근 종합관광레저산업으로 급성장한 선&문그룹 문 회장은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4년 후배라는 점 때문에, 두 사람은 야당으로부터 단순한 동문 선후배 이상의 친분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여권을 비롯, 부산상고 동문회 관계자들은 “노 대통령과 문 회장은 단순한 동문 선후배 이상의 친분은 없는 사이”로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문 회장의 생수회사는 또다른 의문부호를 더해주고 있다. 여관업과 목욕장업을 시작으로 서울에서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알려진 문 회장은 호텔과 골프장 여행사 등 관광레저 관련 사업만 해온 것으로 그동안 알려졌다. 그는 현재 한 지자체 단체장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 수감중인 상태.
문 회장이 지난 98년 4월 설립한 생수회사 상호는 ‘(주)명수참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주소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당시 문 회장과 전아무개씨가 공동으로 대표이사에 등재되어 있었고, 이사진에 홍씨 등 3명이 있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인물은 홍경태씨. 홍씨는 당시 노 대통령이 사실상 자신의 소유였음을 밝힌 생수회사인 (주)장수천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홍씨는 지난 96년 12월에 (주)장수천 대표이사에 취임한 후 지난 98년 11월 이 회사를 선봉술씨에게 넘길 때까지 약 2년간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따라서 홍씨가 문 회장의 또다른 생수회사에 이사로 등재한 것과 같은 시기인 것.
역시 부산상고 동문인 것으로 밝혀진 (주)명수참물의 전 대표이사인 전아무개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명수참물이란 회사는 나와 문 회장이 사업을 한 번 해보려고 함께 설립했지만, 판매 현황이 너무 열악해 몇 개월 만에 사실상 방치하다시피 한 회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법인 정리를 해야 하는데 여태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회사가 노 대통령쪽과 연관되는 것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당시 홍경태씨를 이사로 영입한 것은 그가 동문 후배로 발도 넓고 또 생수회사 경험이 있는 친구이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문 회장이 (주)명수참물의 공동 대표이사로 있었지만, 경영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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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명수참물의 등기부등본. | ||
즉 장수천의 판매회사로 안희정씨 등에 의해 지난 99년 설립된 ‘(주)오아시스 워터’와 같은 성격을 지녔던 것. 그러나 경영이 여의치 않아 이 회사는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홍씨는 오아시스 워터에도 이사로 등재되어 있었다.
결과적으로 문 회장은 안희정씨와 마찬가지로 장수천의 판매를 위한 회사의 대표이사였던 셈. 문 회장의 지인들이 “그가 노 대통령 당선 이후 부쩍 대통령과의 친분설은 물론, 측근 참모인 안희정 이광재씨 등과도 친한 관계임을 은근히 과시했다”고 전하는 것도 이 같은 점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과 문 회장의 친분은 예전부터 두터웠던 것일까. 여기에 대해서는 부산상고 동문 관계자들이 한결같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부산상고 재경동문회장을 지낸 이양한 전 서울시의회 부의장은 “문 회장이 동기회장을 지냈다고 하지만, 총동창회 활동은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대선 때 역시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지던 7∼8월경까지만 해도 그는 관망파에 불과했으나, 대선이 임박해지고 노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적극성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다른 한 동문은 “문 회장은 전형적인 사업가였기 때문에 자연히 힘이 있는 쪽에 무게를 두는 입장이었다”며 “몇 년 전만 해도 동문에서조차 노 후보가 대통령이 되리라고 생각지 못한 상황에서 문 회장이 동문이라는 이유만으로 대통령과 예전부터 밀착되었으리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듣기로는 노 대통령측도 문 회장에 대해 썩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지 않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문 회장이 장수천의 판매회사를 설립한 것도 98년 당시 노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와 무관치 않으리라는 추측도 낳고 있다. 한 동문은 “98년 초의 정국 상황은 노 대통령이 새 집권여당인 국민회의의 부총재로서 당시 서울시장 입후보와 종로 보궐선거 출마, 내각 입각 등 세 카드 가운데 하나는 확실하다고 하던 때였다. 만년 야당으로만 떠돌던 노 대통령의 정치적 위상이 급격히 올라가던 때였다”고 전했다.
문 회장이 자신의 사업적 목적상 필요에 따라 노 대통령과의 친분설을 이용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것. 하지만 이번 취재 과정에서 부산상고 동문들은 ‘대통령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거의 알레르기성 반응을 보였다.
“언론에서 동문 출신들에게만 너무 포커스를 맞춘다”는 불쾌감이 그것. 동문회의 한 관계자는 “역차별, 역차별, 말만 들어왔지 실제로 당하기는 처음”이라며 “단언컨대 노 대통령과 문 회장은 아무런 관계도 아니다”라는 말을 수차례 강조했다.
한편 홍경태씨는 기자와 어렵사리 통화가 성사됐으나, 추후 재통화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전화 인터뷰는 성사되지 못했다. “문 회장의 생수회사 문제에 대해 전화 인터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겼으나, 끝내 응답은 없었다.
문 회장이 뜬금없이 지난 98년 생수 판매회사를 설립한 배경과 장수천, 오아시스 워터 등과의 관계는 여전히 의문을 남기고 있다. 또한 사업 실패라는 평가 속에서도 여전히 그 법인이 남아 있는 점도 수수께끼.
자가당착적 과시이든 아니든 간에, 문 회장이 구속되기 전까지도 노 대통령과의 친분설을 강조했던 빌미는 단순한 동문 선후배 이상의 이런 사업 관계도 작용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새로운 의혹을 낳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