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는 남녀 평균값일 뿐 성별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났다. 남성의 혼외정사 경험은 52.8%인데 반해 여성은 20.2%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남성은 연령대 상승에 따라 혼외정사 경험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30대(43.9%), 40대(50.8%)보다 50대(64%)가 훨씬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반면 여성은 상대적으로 나이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모습이었다. 30대(18.2%), 40대(21%), 50대(21.4%)로 전 연령대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배우자와의 나이차도 혼외정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였다. 재밌는 점은 배우자와 동갑일 경우 혼외정사 경험이 가장 낮다는 것이다(32.9%). 반면 나이가 10살 이상 차이가 나는 부부의 경우 44.0%가 혼외정사 경험이 있었다. 배우자와 다른 연령대 응답자들은 최소 5.8%p에서 최대 11.1%p 더 많이 혼외정사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배우자를 두고 다른 사람과 성관계를 가졌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대표적인 보기 몇 가지를 제시해 선택하는 한편 자유롭게 기술할 수 있도록 유도했더니 다양한 답변이 나왔다. 우선 남녀 모두 혼외정사 이유로 호기심(33.5%)을 가장 많이 꼽았다. 혼외정사는 특별한 의도에 의해서라기보다 개인의 일탈 과정에서 일어나는 ‘해프닝’성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 뒤로 남성은 사업상 접대가 23.4%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외로움(19.1%), 배우자에 대한 불만족(14.7%), 심심해서(7.6%) 순으로 집계됐다. 여성은 호기심(33%)에 이어 외로움(28%), 배우자에 대한 불만족(20%), 심심해서(9%), 사업상 접대(6%)로 인해 혼외정사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기타 답변으로는 ‘성적 만족감으로 인한 활력이 생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서’ ‘남편 출장’ ‘아내의 부재’ 등이 있었다.
혼외정사 경험에서 이유까지 물어봤으니 이젠 만족도를 물어볼 차례. 대개 배우자가 아닌 타인과의 성관계는 무언가 황홀하고 대단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조사결과는 의외였다. 혼외정사를 통한 오르가슴 빈도를 물었더니 69.2%가 ‘가끔 또는 대개 또는 거의 항상’ 느꼈다고 답했다. 이는 배우자와의 오르가슴 경험과 비교했을 때 9.1%p 높은 수치였다. 거의 항상 느낌도 혼외정사가 12.9%, 부부관계가 11.7%로 겨우 1.2%p 차이밖에 보이지 않았다.
혼외정사 경험과 섹스 파트너 유무는 별개였다. 현재 배우자가 아닌 정기적으로 만나는 섹스 파트너가 있느냐는 질문에 88.5%가 ‘없다’고 답했다. 기혼자 10명 중 1명(11.5%)만 현재 정기적으로 만나는 섹스 파트너가 있다는 것으로 2명(2.3%), 3명 이상(1.1%)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있었다. 이는 ‘정기적’ ‘섹스 파트너’라는 단어가 혼외정사보다는 깊은 관계로 인식되는 탓에 응답률에서 차이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 성관계를 맺더라도 한 사람을 정기적으로 만나지 않거나 섹스 파트너가 아닌 ‘애인’으로 인식할 경우 ‘없음’으로 응답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섹스 파트너도 성별에 따른 차이를 보였는데 전 연령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약 2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 남성의 경우 30대가 13.4%, 40대 17.2%, 50대 16.7%로 집계됐으며 여성은 30대 6.3%, 40대 7.9%, 50대 7%로 나타났다. 섹스 파트너 유무에 대한 항목에선 지역에 따른 편차가 존재했다. 서울경기인천(13.6%)과 대전충청(13.7%)은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반면 대구경북(4.0%)과 강원(3.6%) 응답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