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같은 분석을 비웃기라도 하듯 로또 열기는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최근까지 그 열기가 이어져 오고 있다. 무엇이 이처럼 사람들로 하여금 로또복권에 빠져들게 하는 걸까.
아파트 전세 자금을 내기에도 빠듯한 1억여원 정도의 당첨 금액을 내세우는 기존의 주택복권이나 즉석 복권은 그만큼 흥미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
특히 늘어만 가는 가계 빚과 신용 불량자가 양산되는 작금의 상황과 맞물려 ‘단번에 인생 역전을 이루자’는 거창한 구호가 줄기차게 일말의 ‘희망’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최근 로또 판매 액수는 출시 초보다 현저히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10회차였던 지난 2월 초에 2천6백8억원 어치가 팔린 것을 최고 정점으로 이후 판매 액수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해 현재는 매주 6백50억원에서 7백억원 정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렇다고 로또 열기가 식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 발행사인 국민은행측의 주장.
국민은행 복권사업부의 한희승 과장은 “인기가 떨어진 것이 아니라 판매가 서서히 안정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6회차에 65억원 당첨자가 나오고 또한 7, 8, 9회 당첨금이 연속으로 이월됨에 따라 나타난 당시의 ‘순간 사재기 거품’이 서서히 빠지면서 판매액수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또복권이 갖는 매력은 무엇일까.
전문가들과 복권 발행 관계자들은 우선 ‘단순하면서 능동적인 참여’, ‘신세를 고칠 만한 어마어마한 당첨 금액’을 복권 성공의 웅변으로 말한다. 기존의 인쇄 복권이 아닌 자신이 직접 ‘숫자 놀음’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색다른 흥미를 얻고 ‘전의’를 불태운다는 것이다.
단번에 억만 장자로 올라서 ‘출신 성분’을 뒤바꿀 수 있다는 기대 심리도 로또 소비를 한몫 거들고 있다.
상당한 지식이나 정보가 필요할 만큼 복잡하고 게다가 액수 또한 변변치 않은 ‘스포츠토토’가 여전히 제자리 걸음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기존의 복권들 역시 로또복권과 ‘대립각’을 세우지 못한 채 퇴출 위기에 놓인 상태다. 판매 부진으로 인해 각종 기금 조성이라는 복권 고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형편에 놓였다.
로또가 등장하기 전까지 초지일관 주도권을 선점했던 주택복권의 판매율은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주에도 54억원어치가 발매됐지만 판매액은 20억원도 채 안됐다는 게 국민은행 관계자의 말이다.
지하철과 거리 판매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즉석식 복권도 숨만 쉬는 ‘뇌사’ 상태에 빠졌다. 서대문 부근에서 복권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씨는 “하루에 로또 복권을 40만∼50만원어치를 판다면 나머지 복권은 2만∼3만원에도 못 미친다. 판매액의 10%가 내몫이므로 고작 2천∼3천원을 손에 쥐는 것”이라며 한숨을 지었다.
“어렵게 오백원짜리 동전 구해 벗겨봐야 오백원”이라는 일반 시민들의 조소섞인 혹평에 즉석 복권은 그저 그런 ‘애물단지’로 변해버린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강제 퇴출은 무리’라는 입장을 줄곧 견지해온 정부도 입장을 바꿨다. 9월1일부터 개회된 정기국회를 통해 통합복권법 일부 조항을 수정, 일정 비율 기금을 조성하지 못한 복권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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