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경선이 이뤄지는 4월은 프로야구 개막 시즌과 맞물리는 것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수다. 지난 14일 김 전 총리는 귀국길에 “야구로 말하자면 ‘역전 굿바이 히트’를 치겠다”며 출마의 변을 전한 이후 18일 여의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는 “제가 ‘희생번트’를 대는 그런 상황까지도 고려하면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선거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맞선 정몽준 의원은 최근 “제가 4번 타자 출신입니다”라며 김 전 총리를 견제해 보기도 했지만 축구 이미지를 벗기는 어려워 보인다.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정몽준 의원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월드컵 신드롬에 힘입어 단숨에 대권주자로 급부상한 기억이 유권자들에게 선명하다. 공교롭게도 이번 지방선거가 있는 6월은 브라질 월드컵이 있는 달이기도 해 정 의원 측은 ‘본선경쟁력은 정몽준’이라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두 거물급 주자 이미지 싸움에 좀처럼 끼지 못하고 있는 이혜훈 최고위원 측은 ‘말로 하자’는 전략을 내세운 듯하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27일 “세 후보가 내일 당장 만나 아름답고 공정한 경선을 위한 구체적 합의들을 하자. 특히 TV토론을 위한 실무협의체를 만들어 토론 일정, 방식 및 방송사 선정 등을 논의하길 바란다”라며 토론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