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손학규,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아직 선거구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다만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경기 수원 동반 출격이다. 손 고문의 경우 신장용 전 민주당 의원의 선거법 위반으로 공석이 된 수원을에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다. 정 고문의 예상 출격지는 경기지사 출마선언으로 공석 가능성이 높은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의 수원병이다.
두 사람 모두 지난해 10월 재·보선과 오는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에 대해 불출마를 선언했거나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상황이다. 그동안 몇몇 기회를 거른 두 사람에게 오는 7월 재·보선은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정계 복귀를 타진해볼 수 좋은 기회로 여겨진다.
허나 두 사람 주변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두 사람은 민주당 내 친노 주류진영 집권기가 본격화되던 지난 총선 당시, 본인 세력들이 공천과정에서 ‘대량 학살’된 슬픈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손학규는 살아남았고, 정동영은 죽었다’는 것이 정계 내부의 평가다. 두 사람 모두 오는 7월 재·보선을 통한 정계 복귀가 점쳐지고 있지만, 그 존재감과 행보 면에서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는 것. 그 주된 이유는 역시 조직력 건재 여부라는 분석이다.
한때 정동영계에 몸담았던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손학규 고문은 어려움 속에서도 여전히 정계 내 자신의 지분과 세를 확고히 하고 있다. 특히 야권 통합 이후엔 기존 민주당과 안철수 진영 사이에서 ‘조정수’로 나설 가능성도 높다”면서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역시 건재하고 대선 직후 그의 행보는 여전히 임팩트가 있다. 이는 현장에서도 그대로 전달되는 대목이다. 아무래도 7월 선거에 나선다면 그 존재감 자체가 남다를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는 동시에 “지금 원·내외를 통틀어 정동영계 ‘좌장’으로 내세울 만한 인물이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현재 정계엔 손학규계는 있어도 정동영계는 없다. 한때 정동영계라 지칭됐던 인사들 대부분은 돌고 돌아 다른 진영으로 흡수되거나 힘조차 못쓰고 있다. 외곽조직인 ‘정통모임(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은 명맥만 유지되고 있다. 그의 7월 정계 복귀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고 복귀가 성사되더라도 예전의 영광은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동영 고문의 정계 복귀와 향후 전망이 어두운 것은 역시 지난 과오가 여전히 그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컨설턴트는 “정 고문의 최근 행보는 무척 긍정적이다. 그는 지난 2년간 각종 촛불시위 현장을 비롯해 당 지도부가 동참하지 않은 곳까지 구석구석 다녔다. 현장에선 ‘길 위의 대통령’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DJ가 강조했던 현장 정치를 그대로 따른 결과”라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는 대중에게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했다. 손을 쓰기엔 너무 늦었다는 평가다. 지난 18대 무소속 재·보선 출마와 19대 총선 출마 후 패배 등 당보단 개인이 앞선다는 이미지가 여전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