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18일 용산 한강진역 앞에서 벌어진 ‘고현정 교통사고’ 현장조사 장면. 사진 속의 차가 고씨의 BMW X5다. | ||
그는 지난 2001년 4월 다이아몬드 반지를 집 안방에서 도난당한 데 이어, 지난 2002년 크리스마스 때는 BMW X5를 몰다 교통사고를 냈다. 이번에는 포르셰 카이엔을 도난당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런 물건들이 모두 억대를 호가하는 고급 명품들이라는 점이다.
먼저 고씨가 잃어버렸던 다이아몬드 반지. 지난 2001년 4월1일 고씨는 자신의 집 2층 안방 화장대 서랍속에 넣어둔 결혼반지를 잃어버렸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이 사건은 범인을 잡지 못하고 흐지부지됐다.
하지만 세간에서는 고씨가 신고한 도난당한 다이아몬드 반지가 화제가 됐다. 이 반지는 고씨가 지난 95년 5월 남편인 정용진 부사장과 결혼하면서 받은 예물 반지로 4.5캐럿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는 최고급품으로 알려졌다.
고씨가 결혼할 당시에도 이 반지는 일대 화제가 됐지만 가족을 빼고는 누구도 그 구체적인 가격이나 제원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도난을 계기로 다이아몬드 크기와 가격이 밝혀졌다. 고씨가 신고한 가격은 1억5천만원.
이어 지난 2002년 겨울 크리스마스날 새벽에 벌어진 교통 사고도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당시 고씨가 몰던 차는 지프형 차종으로 널리 알려진 BMW X5 모델. 4천4백cc급인 이차는 부가세 포함 1억1천만원 정도한다. 물론 취득세를 포함하면 차값은 이보다 더 올라간다.
이 차의 명칭은 SUV로 불린다. 국산차인 소렌토나 렉스턴 등이 바로 이 등급의 차. 하지만 국산차들이 대부분 3천cc 미만인데 반해 이차는 국내에서는 주로 4천cc급들이 굴러다니고 있고,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어 진짜 부유층에서만 세컨드카로 굴릴 수 있는 차종으로 통한다.
그리고 이번에 도난당한 포르셰 카이엔은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포르셰에서 처음 선보인 SUV 모델이다. 국내에는 지난 3월 처음으로 정식 수입되기 시작했다. BMW X5처럼 8기통이고 배기량은 4천5백cc로 BMW X5보다 제원이 조금씩 더 크고 더 빠른 편이다. 가속능력도 BMW X5보다 카이엔이 더 빠른 편.
포르셰 도난 사건은 재벌가 사람들의 지갑 사정도 공개했다. 고씨가 차량을 도난당할 때 차 안에 ‘이브생로랑’ 브랜드의 가방 1개(시가 2백만원 상당)와 1백만원권 수표 1장, 10만원권 수표 40장, 1만원권 50장, 1만엔권 엔화 10장 등이 있었다고 검찰에서 밝혀진 것.
눈길을 끄는 것은 고씨의 남편 정용진 부사장이 스피드광으로 알려진 부분이다. 부부가 똑같이 스피드 마니아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정도로 스피드있는 차에 대한 쇼핑 컬렉션을 작성할 만한 인물은 고씨보다는 정 부사장쪽일 것이라는 게 재계의 추측이다.
어쨌든 이번 사건은 반지든, 차든, 최소 1억원은 되야 재벌의 컬렉션 대열에 오를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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