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평짜리 화장실 하나 고치는데 이렇게 많은 건설업체가 입찰에 참여할 줄 몰랐습니다.”
전남도가 1천9백만원의 사업비를 책정, 입찰에 붙인 영산호휴게소 화장실 보수공사에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지역 중견건설업체 등 모두 2백40여개사가 참여해 지역 건설경기 위축과 불황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영암군 삼호면 영산호휴게소 화장실 1개동은 10평규모(연면적 33.91㎡)로 변기와 건물 일부에 하자가 발생, 유리·타일·방수·미장·전기공사 등 10여가지의 보수작업을 위해 지난 21일 입찰공고를 냈었다.
특히 도내에 등록된 건축면허업자가 1백53개사, 토목건축면허업자가 3백18개사로 집계된 상황에서 2백40개사가 입찰에 참여했다는 점은 건축면허를 소지한 지역 대부분 업체가 참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7일 실시한 입찰에서는 예정가인 1천9백42만원보다 2백40만원이 적은 1천7백8만원(투찰율 87.982%)을 적어낸 대창종합건설(대표 이창현·완도군 완도읍 군내리)이 낙찰업체로 결정됐다.
이번 입찰에서 탈락한 한 업체 관계자는 “석 달 동안 직원들 임금도 못 주는 등 경기불황이 너무나 심해 이번 입찰에 참여했는데 이렇게 많은 업체들이 나올 줄 몰랐다”며 “소액입찰에 대해서는 앞으로 수의계약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윤식 전남도 회계과 계약담당은 “전남도는 소액공사일지라도 시급한 공사를 제외하고 모두 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소액입찰일지라도 도내 업체가 모두가 참여하다 보니 출혈경쟁에 따른 불만을 토로하는 등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