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에도 ‘격동의 대한민국’은 계속 될 것이라고 유명 역술인들은 입을 모은다. 최근 민주당 김상현 의원이 “갑(甲)자가 들어가는 해는 큰일이 일어난다. 2004년은 갑신정변(1884년) 이후 1백20년이 되는 해이다”면서 “대변란이 우려된다”고 갑신년 국운을 역학적으로 해석해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역술인들은 심정적으로 한번 해볼만한 발언이지만 그와 같은 단순논리로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국운은 대통령의 사주나 운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면, 국운을 예측하는 주요 수단으로 일국의 원수인 대통령의 사주, 명식을 근거로 해서 미래를 살피는 방법이 있다.
(주)애스크퓨처닷컴의 이수 대표에 따르면 “2004년 갑신년의 상황을 1백20년 전 갑신정변과 같은 극도의 혼돈상태와 비교하는 건 옳지 않다. 노 대통령의 사주는 당시 명성황후의 그것과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다만 충돌하고 변화하는 기운은 분명하여 급변의 기운이 포착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한다.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을 것으로 예견돼 일부 역술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그리 부정적이진 않다고 한다. 역학대가로 꼽히는 한중수씨에 의하면 “올해는 노 대통령 개인적으로 보았을 때 가장 좋지 않은 해”라고 예측했다. “질병이나 부상, 큰 놀라움이 찾아오고 정치적으로도 많은 격변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도움주신 분들: 이수 애스크퓨처닷컴 대표, 최윤정, 한중수 한중수작명원 원장(왼쪽부터). | ||
2004년 정계에는 총선이라는 큰 변수가 자리하고 있다. 4월에 치러질 총선에서는 “어느 한 세력의 뚜렷한 주도없이 다당 구도로 치러질 것”이라고 인터뷰에 응한 대다수 역술인들은 전망했다.
한나라당이 제1당이 될 것이나 과반의 의석은 얻지 못하고 민주당은 호남을 굳건히 사수하여 그 명맥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열린우리당은 약진은 하겠으나 기대에 못미치고 의외로 자민련이 예상 밖의 선전을 할 것이라고 역술인들은 전했다.
총선을 전후해 한나라당에서는 분열의 조짐이 보이며 종래에는 의원들 “야금야금 빠져나갈 것”으로 예견한 역술인도 있었다. 그리고 정계에서 합종연횡, 분열, 통합의 기운이 강하게 감지된다고 한다. 그러나 역술인들은 한결같이 정치에서 전반적으로 변화가 심하고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에는 세계경제의 회복과 이에 편승하여 우리 경제도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한 사람들이 많았다. 기업의 실적모멘텀으로 주식시장의 여건이 개선될 것이며, 특히 신금(申金)의 기운이 주도하는 신년에는 의외로 철강 등의 중공업 분야나 자동차산업의 침체가 극복되고 수출이 증가하는 국면을 예상하는 이도 있었다.
먼저 주식시장은 상반기에 IT업종이 시장을 선도하고 하반기에는 수출 관련주의 약진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러나 화려한 급등세를 연출하기는 어렵고 완연한 상승무드가 펼쳐질 것으로 예측했다.
“새해에는 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할 것”으로 조심스레 예상한 역술인도 있다. 부동산은 거센 투기 바람이 잡히고 최근 정부의 주택가격 안정대책의 영향으로 주택가격의 추가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부동산시장의 경우 투자중심축이 토지시장으로 옮겨갈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대체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토지시장이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지역별로는 강화, 김포 등 서부권이 가평, 양평, 광주 등의 동부권보다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지난해는 대구지하철 화재참사로 1백92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갔고, 태풍 ‘매미’로 인한 재앙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다. 그러나 2004년에는 “많은 목숨을 앗아가는 대형 참사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예상했다. 다만 지역적으로 “폭설이나 폭우, 산불 등을 동반한 영동지방의 자연재해”를 우려한 역술인이 있었다.
사회, 문화방면의 변화는 간단하게 요약해서 “‘고전’보다는 ‘퓨전’이나 ‘모던’이 주도하는 상황”으로 묘사했다. 이것은 내부보다는 외부의 활동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사색을 통해 사물을 깊이 이해하는 정적인 면보다는 행동과 실천에 더 가치를 두는 사회로의 변모로 해석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노사간 갈등이나 사회 저변의 세대교체 움직임은 행동으로 직접 나타나기 쉬우며 확실한 승부가 나는 양상으로 전개될 조짐을 보인다는 것이다.
또 한류열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며,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 사극보다는 퓨전이나 현대물이 각광받게 될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