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J캔디. | ||
물론 이들이 공중파 TV의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아직 아니다. 최근 가정 가입자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디지털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와 각종 영화 전문 케이블 채널 등에 대거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인기는 상상외로 높다. 과거 얼굴과 상체만 드러나는 어설픈 베드신, 과장된 대사 등으로 대변되는 에로비디오와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
최근 방송을 통해 나오고 있는 에로물은 과거와 다른 기상천외한 스토리와 소프트 포르노 수준의 적나라한 노출과 정사신이 가미된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개국 초 한두 편에 불과하던 에로물이 최근에는 하루 네댓 편 이상 방영되고 있다. 또 방영 시간대도 과거 새벽 1∼2시에서 최근에는 밤 11시까지 당겨져 시청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넓어졌다. 이로 인해 이들 에로물의 영업 실적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에로물 안방공습의 도화선은 ‘스카이라이프’ 채널. 지난 2월 현재 ‘스카이라이프’에서 방영되고 있는 에로비디오는 하루 4∼5편에 이르고 있다. 현재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방영중인 에로물은 에로물 전문 제작사인 클릭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것이 대부분이다.
인터넷 카페 회원수만도 8만여 명을 자랑하는 에로배우 하소연(클릭엔터테인먼트 소속)은 거의 모든 프로에 등장하고 있다. 그녀가 출연한 <하소연의 섹스파일>, <하소연의 에로서브웨이>, <은빛, 하소연 테마오브러브>, <하소연의 명작동화> 등은 새벽 시간대를 독식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방송전파를 타고 있는 에로물은 내용과 소재 면에서도 매우 독특하다. <하소연 섹스파일>과 <하소연의 명작동화>는 마니아들의 집중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을 정도.
특히 최근 출시된 <하소연의 명작동화>는 콩쥐팥쥐 등 국내 고전 동화에서부터 신데렐라 등 해외 동화를 자극적으로 각색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유호프로덕션의 작품들. 우태윤 기자 | ||
유호프로덕션은 최근 ‘스카이라이프’와 비디오 공급 계약을 맺고 국내 및 일본 현지에서 직접 제작한 비디오와 AV(Adult Video) 박람회, 자사 에로배우들의 취중 나체 토크 등 이색 영상물도 내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호프로덕션의 경우 지난 2월에 출시된 <강남카페>와 <포르노자키 PJ캔디의 고백> 등의 인기가 갈수록 치솟고 있는 상황. 자연스런 대사와 실제 일본 가출소녀와 레이싱걸이 주연으로 나서 그들의 성적인 고민과 일탈을 은밀하게 보여준 <가출소녀 마리꼬짱>과 <일본 레이싱걸>도 안방극장을에 침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에로비디오 업계는 왜 안방극장을 노리는 것일까.
우선 에로비디오 시장이 고사단계에 와 있다는 점이 제작사들의 눈길을 위성방송으로 돌리게 한 가장 큰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전국 비디오 대여점은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95년 3만여 개로 추산되던 비디오 대여점은 현재 7천여 개 정도만 남아 있다. CD플레이어 등 화질이 좋은 영상기기가 급속히 보급되면서 비디오시장은 급속히 위축되고 있는 것.
그나마 ‘명맥’을 유지해온 비디오 대여점 대부분이 극장 개봉 흥행작 혹은 DVD만을 취급하거나 아예 도서 대여를 병행하는 매장으로 업종을 바꿔 에로비디오 업계는 설 땅이 없는 상황.
이 같은 비디오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는 에로물 제작사들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90년대 후반까지도 작품당 비디오 판매량이 최소 1천 개 이상은 기본이었지만 현재는 2백∼3백 개 판매도 힘든 상황이다.
게다가 극장 개봉 흥행작 위주 비디오를 선호하고, 에로비디오만이 유일하게 포장이 뜯긴 상태에서도 반품이 허용되는 등 비디오 대여 업계의 보이지 않는 관행 때문에 대부분의 출시작은 대여점에 발을 붙이지 못한 채 버려지고 있다.
전문 비디오 대여점이 곧 최종 소비자였던 에로비디오 제작사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비디오 유통 라인의 다변화를 꾀할 처지에 놓이게 됐고, 따라서 가장 쉽게 유통이 가능한 위성 방송을 첫 타깃으로 선택한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에로배우들의 입지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 크게 향상된 때문이다. 에로 배우들이 좀 더 넓은 무대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다양한 팬 층을 공략해 에로배우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크게 해소된 것이다.
실제로 에로배우인 하소연이 지난해 연극 무대에 진출하고, 모 방송의 시트콤까지 출연하는 등 예전과는 크게 달라진 분위기. 에로비디오 제작사들은 위성방송 진출과 동시에 인터넷 성인방송 등 다양한 콘텐츠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