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복 등 장병들의 생명을 지켜줄 ‘마지노선’ 장비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국방부는 여론을 의식한 듯 파병 장병들에게 지급되는 각종 장비를 공개, ‘대국민 안심작전’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장병들이 입을 방탄복(1차분)의 제작은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인 (주)오리엔탈공업(대표 김문웅)이 맡았다. 신체의 전면만 보호하도록 디자인된 기존의 제품과는 다르게 후면 공격까지 막을 수 있고 7.62mm 기관총 공격도 견딜 수 있도록 방탄복을 만들었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
일반적으로 방탄복은 등급에 따라 1, 2A, 2, 3A, 3, 4 등 총 6단계의 등급으로 나뉜다. ‘레벨 1’은 파편을 막는 기본적인 방탄복, ‘3A’까지는 권총을 막는 용도이며 ‘레벨3’ 이상은 기관총, 철갑탄을 막기 위한 것으로 주요 부위에 방탄판이 따로 부착된다.
이번에 이라크 파병 부대원들이 가져가게 되는 것은 그 중 3A급. 권총탄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는 가장 상위 등급의 제품이다. 여기에 장병들의 안전을 고려해 ‘+α’가 덧붙여졌다. 3cm 가까운 두께의 방탄판 두 장이 심장부위에 앞뒤로 들어가는 것. “파편이나 총탄에 의해 목숨을 잃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국방부측의 설명.
일반적인 3A급 방탄복의 무게는 3.9kg 안팎이지만 파병 장병용은 1.4kg짜리 방탄판 두 장 등이 더 들어가면서 7kg를 넘게 됐다. 업체 관계자는 “무게가 늘어 기동성은 다소 떨어지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장병들의 신변안전 아니겠는가”라며 “이 방탄복을 착용해 단 한 명의 불의의 희생자도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파병부대가 사용하게 되는 방탄복은 총 2천8백60벌 정도. 현재 오리엔탈공업은 그 중 8백60벌가량을 선발대가 출발하는 4월 전에 납품할 계획이다. 1개당 가격은 1백5만원 선.
이라크 파병 부대 ‘자이툰’의 사막색 방탄복은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가 입었던 것과 같은 등급의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엔탈공업 방탄사업부 남희태 과장은 “이회창 후보가 입었던 것보다는 방탄판이 더 들어가고 옆구리, 목 등이 보강된 것”이라며 “성능이 더 좋은 고가의 제품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