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가계의 자원을 활용하고 정부의 지원을 받아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여, 그 이익을 다시 가계와 사회에 돌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 정의는 경영학개론의 첫 장에 나온다. 그리고 이러한 기본에 충실한 기업을 ‘좋은 기업’이라고 한다. 이어 기본 위에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이는 기업을 우리는 ‘위대한 기업’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좋은 기업은 무엇이고, 위대한 기업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4월 30일 열린 ‘2014 굿컴퍼니 컨퍼런스’에서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들어봤다.
4월 30일 ‘시사저널’이 주최한 ‘2014 굿컴퍼니 컨퍼런스’가 웨스틴조선호텔 서울에서 열렸다. 지난해에 이은 2회 행사로 8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최준필 기자 jpchoi85@ilyo.co.kr
지난 4월 3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서울에서 <시사저널>이 주최한 ‘2014 굿컴퍼니 컨퍼런스’가 열렸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굿컴퍼니 컨퍼런스의 올해 주제는 ‘굿 투 그레이트 3.0(Good to Great 3.0)’, 우리 사회에서 위대한 기업은 어떤 기업인가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의 강연이 이어졌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일반 기업체, 정치권, 시민단체에서 온 관계자들과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 등 800여 명이 참석해 행사에 대한 관심을 짐작케 했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축사를 통해 “좋은 기업의 첫 번째 요건은 먼저 성공한 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자만하지 않는 겸허한 마음이다. 성찰하고 치밀한 준비를 해야 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를 악조건에도 대비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만이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우여 대표는 “기업의 이윤 추구 행위는 당연하다. 하지만 윤리적 선을 넘어 탐욕을 부리고, 공동선과 대립해선 안 된다.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가 그 안타까운 예라고 생각한다”며 “기업이나 경제 번영이 어떤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하는가 고민해봐야 한다. 새누리당에서도 위대한 기업이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왜 Good to Great 3.0인가’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직접 들어보자.
“한국은 2012년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넘는, 단기간에 눈부신 경제적 성과를 이뤄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기업 위주의 편향된 경제정책으로 인해 소득 불균형 등 양극화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이 같은 불평등과 불공정은 성장 잠재력마저 떨어뜨리고 있으나 정부는 안이한 인식으로, 재계는 이윤극대화와 문어발식 경영이라는 구시대적 논리에 빠져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좋은 기업이란 지속가능한 탁월성을 지닌 영속기업으로 사회문제의 해결과 동시에 이윤을 추구해야 한다. 또한 준법경영을 넘어서 윤리경영을 해야 하며, 동반성장 가치를 실천해 성공한 사회공동체를 목표로 해야 한다.”
정운찬 전 총리(위)가 기조연설을 하고 돈 스트릭랜드 애플 전 부사장이 강연자로 나섰다.
강연자로는 돈 스트릭랜드 전 애플 부사장, 써니 그로소 딜리버링 해피니스 책임자, 짐 데이토 미 하와이대 정치학과 교수, 김병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나섰다.
돈 스트릭랜드 전 부사장은 자신이 몸담았던 코닥과 애플을 비교하며 위대한 기업이 추구하는 전략, 문화, 혁신에 대해 설명했다. 스트릭랜드 전 부사장은 “좋은 기업은 좋은 제품을 만들어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적 측면이 뛰어난 회사다. 그러나 위대한 기업은 더 나아가 좋은 사람들과 일하는 기업이다. 직원들과 사회에 지원을 아끼지 않아 동기 부여를 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강연자로 등장한 써니 그로소 책임자는 자신이 공동 창업자로 참여한 세계 최고의 온라인 판매대행업체 자포스를 통해 직원들의 행복가치를 추구해 기업 경영을 극대화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짐 데이토 교수가 나와 ‘미래의 굿컴퍼니와 Good to Great를 위한 특별 제언’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고, 김병도 교수는 ‘한국형 Good to Great 3.0 모델’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한국의 위대한 기업과 존경받는 기업인의 자질에 대해 이야기했다.
미래의 경영자가 될 경영학도들은 2014 굿컴퍼니 컨퍼런스를 어떻게 봤을까. 건국대 이연희 씨는 “앞으로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분들이 나와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면서 “짐 데이토 교수의 강연 내용 중 ‘앞으로 고용이 없는 세상이 올 것’이라는 말에 충격도 많이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익명을 요청한 또 다른 학생은 “김병도 교수의 강연에서 부의 분배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한국은 아직까지 부의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기업인들이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컨퍼런스에 참석해 막상 들어보니 느낀 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굿컴퍼니 인덱스’ 1위 기업은 어디? 삼성전자 ‘사회적 가치’ 높은 점수 <시사저널>은 HR컨설팅 회사인 인사이트그룹과 함께 ‘2014 굿컴퍼니 컨퍼런스’에서 ‘굿컴퍼니 인덱스’를 발표했다. 굿컴퍼니 인덱스는 기업 이해관계자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지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범위가 확산되며, 사회와 소비자들의 요구가 변화하는 현실에서 기업이 경제적·사회적·윤리적 가치 추구를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고 있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요구에 의해 만들어졌다. 따라서 굿컴퍼니 인덱스는 경제적·사회적·윤리적 가치, 세 항목으로 나눠 기업들을 진단했다. 경제적 가치는 지난 2012~2013년 재무성과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사회적 가치는 굿컴퍼니 실현 의지, 안정적 삶의 기반 제공, 일하기 좋은 근무환경 제공, 고용창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 등을 진단했다. 윤리적 가치는 준법·상생·환경 경영 여부를 봤다. 가중치는 경제적 10%, 사회적 60%, 윤리적 30%를 설정했다. 코스피 등록 300개 기업 중에서 1위는 총점 73.8점을 받은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사회적 가치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2위는 총점 73.1점의 SK하이닉스가 선정됐는데, 경제적·윤리적 가치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또한 3위는 세 가지 가치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기록한 LG생활건강(72.6점)이 이름을 올렸다. 한화케미칼, LG전자, 현대자동차, 두산인프라코어, SK텔레콤, 기아자동차, LG디스플레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