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성적, 증명서를 위조하는 업체의 광고 문구.
하지만 공인 영어시험의 부정행위도 그만큼 활개를 치고 있다.
토익 부정행위는 시간이 지날수록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 대리시험을 필두로 동남아시아 원정 토익시험, 휴대전화 메시지로 정답 전송, 이에 이어 지난해 연말에는 2mm 초소형 이어폰 등 특수 장비를 활용해 부정행위를 일삼은 일당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후 토익 시행단체인 YBM 한국토익위원회는 시험규정과 감독을 엄격히 했다. 시험단계에서 부정행위가 여의치 않게 되자 이제는 ‘성적표 위조’라는 수법이 온라인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요신문>은 최근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영어성적표 위조’ 키워드를 검색하고, 3곳을 실제 접촉해봤다. 성적표 위조 가능 여부를 묻는 이메일을 보냈더니 몇 분이 채 지나기 전에 모두 회신이 왔다. 놀라운 응답률이었다.
위조과정은 3곳 모두 비슷했다. 40만~60만 원을 지불하고 원하는 영어점수, 이름, 시험날짜, 스캔한 증명사진을 이메일로 보내면 1시간 안에 진짜 토익 성적표와 똑같이 만들어준다는 것.
이 중 한 곳과 전화통화를 하며 본격적인 얘기를 나눴다. 한 남성 업자는 가짜 성적표가 대기업 인사부에 걸릴 위험은 없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는 “한 기업에 채용 지원자가 수만 명에 달하는데 인사담당자가 영어 성적표를 전수 검사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스캔으로 읽어 들여 원본의 진위를 확인하는 수준인데 1000에 1명 걸릴까말까 하는 수준이다”라며 궤변을 늘어놓았다.
그는 또 경찰에 적발될 경우 빠져나올 방안까지 알려주며 안심을 시켰다. 그가 주장하는 방안이란 YBM 한국토익위원회 홈페이지의 절차대로 인쇄를 한 것뿐이라며 잡아떼라는 식이었다. 토익시험은 전산으로 수험생 정보가 모두 입력·관리되고 있다. 모르쇠로 일관하면 형사 처분을 받지 않는다는 그의 주장은 얼토당토않다. 이에 덧붙여 그는 지금껏 일을 했지만 문제될 일은 한 번도 없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 다음 등 국내 포털 사업자는 ‘성적표 위조’, ‘증명서 위조’ 등 위조와 관련된 키워드 검색을 차단한 상태다. 하지만 구글에선 이와 같은 키워드를 검색할 수 있으며 수십 페이지에 걸쳐 위조 업자들의 이메일이 공개돼 있다. 문제는 이들을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메일 주소로 구글 지메일, 마이크로소프트 핫메일, 야후와 같은 해외 계정을 사용하는데다 전화번호도 발신전용으로 사용한다. 위조 대금 지불도 위조 의뢰가 ATM를 이용해 업자가 알려준 개인정보로 송금하는 방식이다.
토익성적표 위조는 현행법상 ‘사문서 위조·변조죄’에 해당하며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의 벌금에 처한다. 지난 2008년 90여 회에 걸쳐 건당 40만~100만 원씩 받고 대학졸업 증명서, 토익 성적표 등을 위조,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은 징역 8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시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