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삼성서울병원에 도착한 이 회장은 의료진으로부터 진단 결과 급성 심근경색을 판명 받았다. 이에 의료진은 곧바로 관상동맥을 확장하는 스텐트(Stent) 시술을 했다. 급박했던 밤이 지나가고 이건희 회장은 삼성서울병원 3층 중환자실에서 약물치료와 함께 저체온요법을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11일 오전 11시경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지난밤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입원해 있는 것은 맞다”며 “현재는 안정을 찾아 상태가 좋아졌다”고 전했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역시 이건희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자가 호흡이 돌아왔고 회복 중이라 보조기구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과거 병력을 보면 그동안 폐를 비롯한 호흡기 질환을 앓는 일이 많았다. 이 회장은 1999년 폐 부근의 림프절에서 암세포가 발견돼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8월에도 감기가 폐렴 증상으로 발전해 열흘 정도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건강 악화설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심근경색으로 병원 응급 시술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해외 출장 중이던 이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 회장이 입원한 11일 오전 11시 30분경 한국에 도착, 이 회장이 입원해 있는 삼성서울병원으로 향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일 신종균 삼성전자 IM담당 대표이사 사장 등과 함께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지난 1일 출국 당시 주말에 귀국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 이 회장의 소식을 듣고 일정을 당겨 돌아온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의 병문안을 한 뒤 바로 업무 차 회사로 복귀한 것으로 전해진다.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은 국내에 머물고 있어 바로 병원을 찾아 자리를 지켰다.
한편 이건희 회장은 올해 초 신년행사를 마친 뒤 해외로 출국해 미국, 일본 등에서 머물다 지난 4월 17일 귀국했다. 이후 5일 만에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하며 출근경영을 통해 그룹 사업재편과 미래전략실 인사 등을 추진해왔다. 그러던 중 귀국 3주 만에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한 것이다. 그룹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는 삼성그룹이 이건희 회장의 이번 건강문제로 어떤 영향을 받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