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시 동구 소정리 주민이 봉쇄된 철로를 가리키며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 ||
지난 8일 오후 대전시 동구 판암동 자연부락 소정리에서 만난 주민 김홍배씨(52)는 30분이 멀다하고 쌩쌩 질주하는 고속철(KTX)을 바라보면서 답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판암포도의 주생산지인 소정리부락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튼실한 포도송이를 얻기 위해 가지치기 작업과 제초작업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활권인 판암주공아파트 1·2단지와 소정리부락을 연결하는 주통로가 경부선 철길로 인해 막히면서 주민들이 3km를 돌아가야만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그동안 소정리부락 20세대 주민들은 시내에 볼일이 있거나 학생들이 학교를 가려면 경부선 철길을 가로질러 다녔다. 철길을 무단횡단하는 만큼 사고의 위험성이 높았지만 판암동을 쉽게 오갈 수 있었기 때문에 주민들은 사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철길을 넘어 다녔다.
이 철길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소정리부락 주민들만이 아니었다. 판암동 주공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소정리부락에서 포도농사를 짓는 사람들도 하루에도 두세 번씩 철길을 오갔고 식장산 자락에 위치한 옷샘약수터로 물을 받으러 다니는 주민들도 이 철길을 이용했다.
하지만 4월 들어 KTX 운행에 따른 철길 무단횡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철도청 대전시설관리사무소에서 철길을 아예 봉쇄해버린 것이다.
주민들은 KTX의 빠른 운행속도로 인해 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만큼 철길 봉쇄는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수긍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서 철길을 가로지르는 육교라도 개설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