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지난 30일 오후 세월호 선체 절단 작업에 투입됐다 숨진 잠수사 이 아무개 씨(44)가 잠수 자격증을 보유하기 있지 않은 ‘무면허 잠수사’로 확인됐다고 31일 전했다.
범대본의 신원확인 결과 이 씨는 20년 잠수경력을 갖고 있는 베테랑 잠수사였지만, 이번 수중작업 투입에는 사실은 본인의 이름이 아닌 친형의 이름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친형 이 아무개 씨(46)는 잠수와 무관한 일을 하고 있는 일반인이었고, 숨진 이 씨는 한성 살베지 5년, 한국 살베지 10년, 동아수중개발공사 5년 등 20년 동안 수중 잠수작업에 종사한 경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 씨는 잠수 자격증을 갖고 있지 않았다.
앞서 이 씨는 지난 28일 선체 절단을 위해 투입된 팔팔바지선을 타고 사고해역에 도착, 30일 수중에서 세월호 4층 선미 외판 절개 작업을 하던 중 충격음과 함께 사망했다.
이 씨는 평소 동료들에게 개명했다고 말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사고 당일 이 씨의 진짜 이름으로 일부 혼선이 빚어졌다. 범대본에서 파악하고 있는 이름과 병원에 기재된 이름이 달랐기 때문.
결국 30일 오후 9시 45분쯤 목포 한국병원에 도착한 가족들의 확인과 지문 감식 등을 통해 이 씨의 신원 및 친형 이름 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씨가 왜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형의 이름을 썼는지, 실명을 쓰지 않고 어떻게 수중작업에 참여할 수 있었는지, 작업투입자 명단 등 관리 감독을 위한 신원 확인이 철저하게 이뤄졌는지 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범대본은 “이 씨가 친형의 잠수부 자격증을 가지고 작업에 투입돼 해경은 숨기기만 급급했다는 일부 지적은 사실과 다르며, 이 씨는 무면허지만 20년 수중 잠수작업 종사경력이 있다”고 31일 밝혔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 사고 같은 전 국민적 관심사 속에서 전문 인력 투입에 대한 허술한 점이 현실로 드러나면서 이어지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세월호 사고 야간 수중수색과 선체 절개 작업은 30일 사고로 인해 잠정 중단된 상태며 31일 재개여부가 검토될 예정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