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출범 기자회견.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카카오의 2대주주인 중국 인터넷업체 ‘텐센트’는 지난 2012년 4월 카카오에 720억 원을 투자해 카카오 지분 13.02%를 확보했다. 이번 합병으로 텐센트가 얻은 지분의 가치는 3360억 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텐센트’가 얻어간 혜택은 단순히 돈만은 아니다. 외신들은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으로 텐센트가 해외에서의 모바일 메신저 경쟁에서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일례로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텐센트가 카카오에 대한 전략적 투자로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됐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으로 카카오 지분 13%를 보유한 텐센트가 아시아 지역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데 힘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 ‘텐센트’를 다음카카오 합병의 최대 수혜자이자, 모바일 업계의 새로운 ‘복병’으로 꼽고 있는 이유는 또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9일 기자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카카오톡의 해외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경우 텐센트가 견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면서 “앞으로 있을 카카오톡의 해외진출 과정이 텐센트에게는 그대로 공개되기 때문에 한국 모바일 업계의 노하우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현재 가입자 4억 명을 보유한 세계 최대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운영하고 있는 텐센트는 카카오의 2대 주주인 동시에 중국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경쟁사이기도 하다. 때문에 다음카카오가 본격적으로 해외 메신저 시장을 상대로 ‘카카오톡’ 진출을 시도할 경우 ‘위챗’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을 장악하고 있는 텐센트가 향후 다음카카오 중국시장 진출 시 결정적인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앞서의 업계 관계자는 “텐센트는 다음카카오의 중국 시장 진출에는 아무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내 검색포털 1위인 네이버는 이번 다음카카오 합병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네이버 측도 현재 텐센트의 존재에 주목하고 있다. 27일 기자와 만난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의 다양한 경쟁을 통한 업계 발전 측면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는 게 네이버 측의 설명이다.
이어 이 관계자는 “삼성과 소니가 경쟁하는 것보다는 삼성과 엘지가 경쟁하는 게 궁극적으로 더 이롭듯이, 모바일 업계도 마찬가지”라며 “다음카카오가 해외 모바일메신저 시장에서도 자웅을 다퉜으면 좋겠다. 다만 텐센트 측이 카카오톡의 해외시장 진출에 대해 어떻게 나올 것인지, 그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과연 국내에서 압도적인 성공을 거둔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이 해외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게 될지, 아니면 업계 일각의 우려대로 경쟁사이자 2대주주인 ‘텐센트’에게 발목이 잡혀 ‘절름발이’로 전락할지 다음카카오 합병행보를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김포그니 기자 patronu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