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BBC 스포츠는 브라질월드컵 특집 기사를 다루며 역대 월드컵 최악의 실수 다섯 개를 선정, 발표했다. 모두 아쉬운 득점 장면들인데 이 가운데 1위는 나이지리아의 에이스였던 아예그베니 야쿠부다. 그가 실수를 범한 경기는 바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조별 리그 최종전인 대한민국과의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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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진 것은 후번 20분 즈음이다. 당시 나이지리아는 한국에 1대 2로 뒤지고 있었다. 야쿠부는 골대 2M 앞에서 크로스 패스를 이어 받았다. 골대 앞이 텅 빈 상태이므로 공에 살짝만 잘을 대도 득점이 되는 상황이었지만 발의 각도가 잘못돼 공은 왼쪽 크로스를 벗어났다. 다시 봐도 득점이 되는 상황보단 공이 골대 밖으로 벗어나는 게 훨씬 어려울 만큼 최고의 찬스였지만 야쿠부는 이런 어려운 기술(?)을 선보이고 말았다. 물론 대한민국 입장에선 가슴을 쓸어내린 절체정명의 위기였다.
야쿠부는 9분 뒤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팀의 2대 2 동점을 일궈냈다. 물론 당시 상황에서 야쿠부가 득점에 성공했다면 9분 뒤 페널티킥 찬스가 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만약 야쿠부가 당시 득점에 성공하고 9분 뒤 페널티킥까지 성공시켰다면 대한민국은 2대 3으로 패했을 것이다.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원정 16강이 가능했던 대한민국이 자칫 16강 진출에 실패했을 지도 모르는 절박한 상황에서의 실수였다.
이탈리아의 에이스 크리스티안 비에리 역시 톱5에 이름을 올렸다. 그가 치명적 실수를 범한 경기는 2002년 16강전인 대한민국와의 경기다. 비에리 역시 야쿠부와 비슷한 골대 앞 2m 지점이었다. 1대 1로 동점이던 경기 종료 직전 비에리는 결정적인 크로스 패스를 받았고 당시 골대 앞에는 이운재 골키퍼가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설기현의 극적인 동점골로 어렵게 동점을 일궈낸 대한민국을 다시 한 번 다운 시킬 수 있었던 찬스에서 비에리의 슈팅은 어이없게도 허공으로 향했다.
이 외에도 BBC 스포츠는 잉글랜드 레전드 케빈 키건, 멕시코의 루이스 로베르투 알베스, 우루과이 리차드 모랄레스 등을 역대 최악의 실수 톱 5로 선정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