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미디어 공개 행사에서 MC사업본부장 박종석 사장이 ‘LG G3’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최근 증시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 중 하나는 LG전자다. 지난 5월 20일부터 시동을 걸기 시작해 6월 10일까지 15% 가까이 올랐다. 특히 LG전자 우선주는 같은 기간 35% 넘게 폭등했다. 1분기 TV 덕분에 경영실적이 호전됐는데, 2분기부터는 적자의 늪에 빠졌던 스마트폰 부문에서 G3가 흑자전환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LG전자 제품이 잘 팔리면 수혜를 입는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주가 상승세 역시 가파르다. 두 종목의 5월 하순 이후 20여 일간 상승폭은 각각 17.5%, 4.9%다. LG이노텍은 G3 부품공급 수혜에 하반기 출시 전망이 나오는 애플 ‘아이폰6’에 대한 납품 가능성이 주가 원동력이다. LG디스플레이는 G3에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용 QHD(초고화질) 디스플레이를 적용시킨 데다 TV 시장에서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UHD(초고화질, QHD보다 선명) 방식을 선도할 것이란 기대감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LG전자의 1분기 세전이익은 2890억 원으로 전년동기의 1767억 원보다 1000억 원 이상 많다. 이 추세만 유지해도 지난해 연간 5765억 원이었던 세전이익이 올해 1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내달부터 해외시장에 판매를 시작하는 G3까지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이익규모는 이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이익이 50% 늘어나면 주가도 50% 이상 오를 여지가 생긴다. 증권가에서 LG전자 목표주가를 10만 원까지 높여 잡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변수는 있다. G3의 경쟁상대인 삼성전자와 애플이다. 익명의 애널리스트는 “LG전자가 삼성의 견제와 애플의 반격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향후 주가향배를 가를 변수”라고 밝혔다.
LG이노텍은 올 1분기 347억 원의 세전이익을 내며 전년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현 수준만 유지해도 올해 1500억 원가량 세전이익이 가능하다. 2012년 적자, 2013년 220억 흑자였던 점을 감안하면 턴어라운드라 할 만하다. 세전이익이 1000억 원을 넘었던 2010년 LG이노텍 주가는 17만 원을 넘어섰다. 현재보다 최소 20% 이상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LG이노텍의 시가총액은 약 3조 원으로 세전이익 대비 15배다. LG그룹주 가운데 이익대비 시총 규모, 즉 주가수익비율(PER) 값이 가장 높다. LG전자의 PER이 채 13배가 안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2분기 흑자폭이 1분기보다 나아져야 추가상승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세전이익은 28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8억 원보다 30% 가까이 줄었다. LG전자의 TV가 계속 잘 팔리고, G3에 장착된 QHD 디스플레이의 저변이 확대되면 이익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지만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과잉과 원화강세가 복병이다. 아직은 추가상승을 장담하기에는 다소 신중할 필요가 있다.
LG화학은 중국 경제 부진에 따른 화학업종의 고전으로 주가가 낮아질 만큼 낮아진 데다 2차전지 부문이 본격적인 성장동력으로 제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승에 시동이 걸리고 있다. 5월 말 6월 초 20일여 동안 보통주 주가 상승폭은 3.4%지만, 우선주 상승폭은 12.7%에 달한다.
이한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삼성SDI와 제일모직, 롯데케미칼 3개 회사를 합한 것과 사업 규모가 비슷한데 이들 3개사의 2013년 기준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합은 각각 25.8조 원, 0.66조 원, 0.68조 원으로 각각 23.1조 원, 1.74조 원, 1.27조 원인 LG화학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LG화학 시가총액(우선주 포함)은 18.8조 원으로 3개사 시가총액(우선주포함) 17.5조 원과 불과 1.3조 원이 많다. 이익규모 차이를 감안하면 LG화학 주가가 더 오를 여지가 크다. 이 연구원은 LG화학 주가가 현재보다 20% 이상 높은 34만 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지주사인 (주)LG도 주목받고 있다. (주)LG에 대한 투자는 LG전자와 LG화학에 동시에 베팅하는 효과가 있다. 5월 말 전후 20여 일 동안 (주)LG는 보통주가 7.5%, 우선주는 22.8%나 올랐다. (주)LG의 1분기 세전이익은 1806억 원으로 전년동기의 2057억 원에 약간 못 미친다. 이 기간 LG화학 세전이익이 600억 원 줄어든 탓이다.
하지만 2분기 이후 LG전자와 LG화학의 실적전망이 모두 긍정적이다. (주)LG의 연간 이익이 1조 원을 넘었던 2011년 주가는 10만 원을 넘어섰다. 만약 올해 1조 원 이상 세전이익을 기록할 수 있다면 현재보다 50%가량 주가가 오를 수 있는 셈이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