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쯤 사기혐의로 입건된 강아무개씨(32)가 풀려나면서 유치장이 텅 비게 됐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북부경찰서가 개서한 후 처음 있는 일로 알고 있다. 연말에 술로 인한 여러 사고들 때문에 일시적으로 유치인들이 붐비다가 연초에 대거 풀려나는 게 일반적이긴 하지만 이렇게 유치장이 비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관내가 평화롭다는 뜻 아니겠나”라며 기쁨을 내치쳤다. 이보다 앞선 지난 5일에는 광주 동부경찰서에서도 백기가 휘날려 다른 지역 경찰들의 부러움을 샀다.
‘유치인 없음’을 알리는 이 백기의 시작은 지난 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취임한 이무영 전 경찰청장이 “유치장에 유치인이 없으면 관내가 평안하다는 의미로 백기를 게양해 주민들에 알리자”고 제안해 경찰의 관행으로 굳어졌다. 이 전 청장의 제안으로 전국 경찰관서에는 백기를 하나씩 갖추게 됐다. 그러나 이제까지 이 백기를 게양한 경찰서는 그리 많지 않다.
경찰청 수사과 나강채 경위는 “백기는 주로 전남, 전북이나 경북 등 인구가 적은 3급서(級署)에서 게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3급서란 일선 경찰서를 관할 인구수에 따라 1급, 2급, 3급으로 나눌 때 인구가 가장 적은 지역의 경찰서를 말한다.
그러나 이 백기가 일선 형사들에게 그리 달가운 것만은 아니다. 경찰서 간부들이 유치장의 유치인 수에 따라 형사의 업무를 평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음은 한 일선 형사가 들려주는 이야기 한 토막.
“강력계 형사들은 유치장에 유치인 수가 평소보다 줄어들면 불안해지게 마련이다. 당장에 경찰서 간부가 내려와 ‘유치장에 왜 이렇게 사람들이 없어! 요즘 형사들 일 안하고 놀러 다니나!’라며 불호령을 놓곤 하기 때문이다. 불호령이 떨어지자마자 강력계 형사들이 부리나케 나가서 잡범 수준인 동네 불량배나 우범자들을 잡아와 유치장에 입감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그 경찰 간부가 퇴근 무렵 다시 유치장으로 내려와서 유치인들이 많은 것을 보고는 ‘형사들은 꼭 다그쳐야 열심히 일하나’라며 핀잔을 주고 가기도 한다. 그게 바로 우리가 느끼는 ‘백기’의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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