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장파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원희룡 의원과 대통령인수위 자문위원을 지낸 김재실 열린우리당 후보의 한판 승부가 예상되는 지역.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 열린우리당 김 후보가 원 의원에 앞서고 있지만 인물적합도에서는 전국적 지명도를 지닌 원 의원이 김 후보를 두 배가량 앞서고 있어 쉽게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원 의원측은 “인물에 대한 평가는 없고 오로지 탄핵문제만이 선거의 이슈가 되다 보니 한나라당 후보라는 것이 가장 큰 장애가 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지만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면 인물 중심으로 관심이 모아질 것”이라며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김 후보측은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 지지도가 높았던 지역임에도 탄핵정국이 시작되면서 지각변동이 시작됐고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며 “인물적합도면에서는 아직 많이 밀리고 있지만 후보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 충분히 승리할 것으로 본다”며 자신하고 있다.
한편 안동혁 민주당 위원장과 박상오 자민련 위원장도 이 지역에서 출마를 선언하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 이재오, 송미화 | ||
최근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면서 당내 개혁세력의 대표로 등장한 ‘재야’ 출신 이재오 의원이 3선을 준비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에 맞서는 열린우리당 송미화 후보는 ‘거물급 영입인사’인 최창환 전 ‘이데일리’ 대표를 경선에서 이기고 공천권을 따내 화제가 됐던 인물. 시민운동가로 시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싸움이 싫습니다. 일하고 싶습니다”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송 후보는 “이번에 정치개혁을 못하면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발로 뛰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월19일 실시된 KBS 여론조사 결과 송 후보는 이 의원을 약 15%가량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신인들의 반란’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이 의원측은 “선거는 선거일 뿐”이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역선거는 당 지지율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이 의원의 청렴성과 개혁성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두 배 이상 차이가 나고 있는 ‘인물적합도’가 이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송 후보측은 “인물적합도라는 것도 구시대적인 발상이 아닌가”라고 반박하고 “이미 대세는 기울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 지역에선 이성일 민주당 후보와 임왕혁 자민련 후보, 정태연 민주노동당 후보 등도 표밭을 갈고 있다.
▲ ‘정치 1번지’ 종로에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김홍신 전 의원(오른쪽)이 출사표를 던져 박진 의원(왼쪽)과 한판대결을 펼치게 된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종로의 아들이냐, <인간시장>의 장총찬이냐’로 관심을 끌고 있는 지역. 한국의 ‘정치 1번지’라는 명성에 맞게 한국 정치의 가늠쇠 역할을 해왔던 이 지역에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김홍신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박진 현 의원과의 대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이 지역에 연고가 별로 없는 김 전 의원이 박 의원을 거의 두 배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자칫 ‘싱거운 싸움’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있지만 이런 지지도가 표심으로 연결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김 후보측은 “연고는 없지만 인지도는 전국 최고라고 할 수 있다”며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를 해 온 김 후보와 열린우리당의 개혁성에 대한 지지가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박 의원측은 “여론조사 결과는 상당부분 호도된 측면이 없지 않다”고 주장한다. 박 의원측 관계자는 “종로가 정치인들의 정거장이 되는 현실에 지역민들은 염증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번 선거에서도 ‘종로의 아들’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김 후보 원작 드라마 〈인간시장〉이 큰 관심 속에 방영되는 것에 대해 김 후보측은 “좋긴 한데 너무 폭력적이어서 방송위로부터 주의조치를 받고 있어 걱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이 지역에는 정흥진 전 구청장이 민주당 후보로 출마표를 던졌으며 이선희 민주노동당 지구당위원장, 정치평론가 방세현씨, 백남석 자민련 지구당위원장 등이 선거전에 나서고 있다.
경기 부천 소사 - 한나라 김문수 우리 김만수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 ‘공천 물갈이’ 첨병 역할을 했던 재선의 김문수 의원의 지역구다. 이곳에 시의원과 청와대 보도지원비서관을 지낸 ‘노무현맨’ 김만수 후보가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아 도전장을 냈다. “국회 쿠데타를 일으킨 구시대 정치세력을 싹쓸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는 김 후보는 “4월15일은 보수야당에 대한 심판의 날이 될 것”이라며 김 의원에 대해 날을 세우고 있다.
지난 3월20일 KBS 여론조사 결과 김 후보는 43.5%를 획득, 32.1%에 머문 김 의원을 큰 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핵안 가결 이전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이 김 후보를 20%가량 앞섰던 것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이에 대해 김 의원측은 “막상 선거전에 들어가면 후보의 됨됨이가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것으로 보는데 인물면에서는 김 의원이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인다. 또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인물적합도에서 김 의원이 김 후보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조용히 인물 경쟁으로 나설 생각”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반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김 후보는 “나는 잘 몰라도 열린우리당 후보라는 것은 지역구민들께서 기억해 준다. 이미 전선이 명확해진 만큼 시간이 갈수록 지지도 차이는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두 후보 외에도 이 지역에는 조영상 민주당 지구당위원장과 강태영 자민련 지구당위원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경기 성남 분당갑 - 한나라 고흥길 우리 허운나
‘경기도의 강남’으로 불리는 지역으로 한나라당의 전통적인 텃밭 중 하나. 최근까지만 해도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이 우세를 보이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허운나 전 의원이 추격을 해가던 형국이었으나 ‘탄핵 역풍’이 허 전 의원의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지난 3월20일 실시된 KBS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고 의원 지지율이 30.7%에 그친 반면 허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39.9%로 나타났다.
고 의원측은 “탄핵정국 탓에 정책적 이슈가 없는 총선을 치러야 할 상황”이라며 “‘박근혜 바람’이 본격화되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허 후보측은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앞서긴 하지만, 뒤지고 있는 인물적합도 등을 끌어 올려야 하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탄핵문제와 함께 “IT, 교육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홍보함으로써 지지율을 극대화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허 후보에 맞서 “인물과 업적 중심의 평가를 받겠다”고 벼르고 있는 고 의원의 선거전략이 지역에서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건.
이외에도 이 지역에는 문도현 숭실대 교수가 자민련 후보로 출마를 준비중이며 민주당 김종우 후보, 양재허 민국당 지구당위원장, 정원섭 전 도의원 등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