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신국환 의원, 문희상 의장, 이한구 의원 | ||
김 전 회장은 지난 1995년 운동권 출신을 채용해 그룹 내 개혁을 주도하도록 할 정도로 이들에게 깊은 신뢰를 주었고, 이들 운동권 출신들도 이에 대한 고마움을 늘 간직하고 있었다는 것이 세계경영포럼 관계자의 말이다.
당시 채용된 1백여 명의 직원들 중 운동권 핵심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주로 81∼83학번 30여 명이다. 모임의 대표는 서울대 서양사학과 81학번 출신의 김윤 경영발전연구센터 대표가 맡고 있다.
세계경영포럼은 김 전 회장이 60∼70년대 한국기업의 세계시장 개척과 세계경영으로 그간 쌓여 있는 노하우들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하기 위한 것을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김 전 회장의 귀국과 긴밀히 맞춰져 있다. 지난 5월1일 모임을 결성한 것은 김 전 회장의 귀국 일정에 맞춘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앞서 4월29일 대우그룹 전직 임원들에 대해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서 김 전 회장은 귀국을 결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경영포럼은 6월1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부근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김 전 회장 구명운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24일 프레스센터에서 ‘김우중 대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세계경영포럼의 관계자는 “당초 김 전 회장이 5월 말이나 6월 초 귀국할 것으로 예상했다. 24일쯤이면 김 전 회장에 대한 논란이 한창일 때라 토론회의 시기가 적절할 것으로 보았다. 귀국 시기가 늦춰질지는 모르지만 24일 토론회를 하는 것은 확실하다. 지금 토론자들을 섭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 전 회장이 앞으로 다시 경영일선에서 활동할 것까지 내다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해외에 나가보면 아직도 대우가 개척해 놓은 시장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이런 것들을 썩히기에는 너무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예전처럼 경영일선에 나서지는 못하겠지만, 김우중 회장이 얼마든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세계경영포럼은 이처럼 김 전 회장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국민적 여론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대우그룹 전현직 임원들은 예전부터 ‘우인회’를 결성해 비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었지만 김 전 회장에 대한 적극적인 구명활동을 벌이지는 않고 있었으나 최근 이 모임을 통해 옛 ‘대우맨’들을 규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30일에는 대우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에서 대우그룹 해체 이후 처음으로 골프회동을 가져 대우의 부활이 점쳐지기도 했다. 당시 이동호 대우자동차판매 사장, 이태용 대우인터내셔널 사장,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양재신 대우종기 사장, 김충훈 대우일렉트로닉스 사장, 권혁수 델코 대표, 지기철 한국델파이 사장, 김의재 경남기업 회장 등 옛 대우 계열사 사장급 임원 24명이 참석했다.
당시 참석자들은 “대우 계열사들이 불과 5년 만에 회사가 정상화된 것은 그만큼 성장동력이 있는 회사였음을 말해주고 있다. 대우그룹이 해체된 것은 구조적 부실이 아니라 외환위기로 인해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에 직면했기 때문”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들은 대부분 “이제 대우에 대해 새롭게 평가하는 작업을 해야 할 때가 아니냐”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옛 ‘대우맨’들은 한결같이 대우그룹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한편 정치권에서도 김 전 회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하나둘씩 나와 사면론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장을 지내기도 한 이한구 의원(한나라당)은 지난달 3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난 아직도 개인적으로 김우중 회장을 존경한다. 그 정도 했으면 고통을 받을 만큼 받은 것 아니야”며 동정론을 펼쳤다. 열린우리당에서도 문희상 의장이 김 전 회장에 대한 사면을 직접 언급한 데다 여당 의원들도 사면론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한편 김 전 회장의 국내 대리인으로 알려진 백기승 유진그룹 홍보담당 전무(전 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 홍보실장)와 법률대리인 석진강 변호사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백 전무는 5월 넷째주 베트남을 방문해 김 전 회장을 만나고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의 귀국이 임박했음을 시사해 주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