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우석 박사. 사진=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당시 기자회견을 지켜봤던 학계의 교수 및 관계자들과 젊은 과학도들은 인터넷 등을 통해 “취재 기자들의 전문지식이 부족해서인지 꼭 필요한 질문이나 핵심을 빠트리는 등 답답한 부분이 많았다”며 “특히 황 교수의 해명 중에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런 점들을 명쾌하게 물어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
계속 검증이 필요한 ‘황우석 파문’의 남겨진 미스터리를 정리해 봤다.
현재 남겨진 최대 의혹은 황 교수가 오염으로 잃은 6개의 줄기세포를 대체하기 위해 새롭게 6개를 더 추가 추출했다는 주장에 대해 모여 있다. 황 교수가 주장하는 11개 줄기세포의 진위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되기 때문. 이에 대해 노 이사장은 “전문가의 소견으로 봤을 때 2~3개월 이내에 6개의 줄기세포주를 모두 다 수립할 수 없다”며 조작 가능성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서고 있다.
과학계에서도 이 같은 점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황 교수의 주장대로라면 1월 초에 세포가 오염되어 셀이 다 망가졌다는 것인데, 논문 제출일인 3월15일까지 불과 두 달 새에 난자 채취와 핵융합을 하고, 복제배아를 만들어서 내세포를 꺼내고 다시 배양하고 줄기세포 수립해서 계대배양하고 테라토마까지 만들었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이 같은 문제점은 집중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통상적으로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려면 5개월에서 6개월 정도는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논문 제출 당시에는 단 2개의 줄기세포만 존재했었던 것 아닌가”라고 의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 논란에 묻혀 있지만 세포 오염 시기도 다시 한번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황 교수는 올해 1월9일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지만, 노 이사장은 “황 교수가 시기를 착각한 듯한데, 지난해 11월이 분명하다”고 반박했다.
젊은 과학도들이 지적하는 최대의 해프닝은 6개의 줄기세포가 오염으로 인해 한꺼번에 모두 날아갔다는 주장에 대한 비난이다. bric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여기에 글을 올리거나 참여하고 있는 과학지망생이라면 황 교수의 주장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면서 “세포배양을 할 때 중간 중간 stock을 만들어 따로 보관해두는 것은 우리 같은 학생들에게도 상식 중의 상식에 해당한다. 오염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그처럼 중요한 줄기세포를 따로 보관해둔 것도 없이 그렇게 한꺼번에 다 날릴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 <표>. 한눈에 보는 줄기세포 행방. | ||
또한 “만약 세균에 오염되었다면 그 오염된 과정 자체까지 데이터로 남기는 것이 과학자의 연구자세”라며 “황 교수의 말이 진실이라면 그런 데이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우석 교수가 그동안 보여준 일련의 행동들에 의문도 집중 제기되고 있다. 우선 MBC
이에 대해 많은 과학도들은 “일반 과학자의 상식으로 말이 안 된다. 그런 중대한 사실을 발견한 과학자가
황 교수가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사진 조작에 대해서도 ‘돌이키기 힘든 인위적인 실수’라고 밝혔으나 이 표현에 대해서도 역시 의혹만 부추기고 있다. ‘인위적’이라는 표현에 대해 추측만 무성할 뿐, 그의 정확한 뜻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 것. 김선종 연구원이 현지 기자회견에서 “사진 조작을 지시한 것은 황 교수가 맞다”고 분명히 밝힌 것에 대해서도 황 교수의 해명이 다시 필요하다는 요구가 가중되고 있다.
노성일 이사장과 김선종 연구원에 대한 의혹도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김 연구원의 잦은 말바꾸기와 최근 벌어진 미즈메디병원 천아무개 연구원의 사진 실수 문제가 그것. 이에 대해 노 이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우연이었지만 예민한 시기에 예민한 사건이 터졌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젊은 과학도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네티즌은 “황 교수 팀은 복제기술만 있고, 줄기세포 배양은 미즈메디병원의 김 연구원이 전담한 것이라면 그 관리 책임은 결국 김 연구원에 있는 것 아니냐”며 “이 병원에서 김 연구원과 함께 논문을 썼다는 천 연구원의 사진 게재 실수 역시 우연이라고 보기엔 의혹이 많다”고 지적했다.
감명국 기자 km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