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민병원 소화기센터 정재현 과장
도움말 부민병원 소화기센터 정재현 과장
[일요신문] 부산시 북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오래전부터 잦은 설사로 고통을 받아왔다.
그런 그에게 지인들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했지만, 항문을 통해 몸속으로 카메라가 달린 긴 호스를 집어넣어야 한다는 거부감에 선뜻 마음을 먹지 못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증상이 심해지고 아랫배가 묵직해지면서 복통이 일었고 그제야 대장암이 아닐지 걱정된 그는 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암의 씨앗’인 선종성 용종을 발견, 제거술을 받을 수 있었다.
<관장약 복용 수월, 수면내시경으로 편안하게 검사>
실제 김 모 씨처럼 건강검진 항목에 대장내시경이 포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일피일 검사를 미루는 사람들이 많다.
관장약 복용의 어려움, 내시경 검사 시의 고통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대장내시경을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서구화된 식단으로 인해 과민성대장증후군, 궤양성대장염, 대장암 등 대장질환의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므로 이제 대장내시경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또,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해 수술하게 될 경우 생존율이 95%에 달하므로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요즘에는 과거처럼 많은 양의 약을 마시며 장 청소를 시도했던 것에 비해 간단하게 장 청소가 가능하게 됐으며 관장약의 맛도 많이 좋아져 복부팽만감, 구역질, 구토 등의 부작용을 줄여 한결 수월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대장내시경도 위내시경과 마찬가지로 수면내시경이라고 불리는 의식하 진정 검사를 받을 수 있으므로 막연하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부민병원 소화기센터 정재현 과장은 “대장내시경검사는 고화질 카메라가 달린 지름 2cm정도의 긴 관을 통해 대장 내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진단하므로 정확하고 안전하게 대장암에서부터 대장용종, 만성 변비까지 모두 진단할 수 있다”며 “대장질환의 여부나 대장의 기능적인 이상은 문진만으로는 정확한 감별이 어려우므로 평소와 다른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몸이 보내는 경고라고 생각해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장내시경 3~5년에 한 번씩, 배변습관 변했다면 반드시 받을 것>
일반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는 50세가 넘으면 반드시 주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대장암은 갑상선 암과 위암 다음으로 발생률이 높은 암인데 특히 50~60대에서 많이 발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50세가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가족 중에 대장암 치료를 받은 사람이 있다거나 염증성 장질환, 용종, 대장암 과거력 등이 있다면 대장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그 외에도 설사나 변비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나타나거나 혈변 증상이 생기는 등 배변 습관에 변화가 생겼을 때에는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장내시경 검사 중 가장 흔히 발견되는 용종은 사마귀처럼 작은 혹으로 조금씩 자라나는데 그 중에서도 선종성 용종은 10년에서 20년 동안 서서히 자라 대장암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발견되면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용종이 큰 경우 대변에 피가 묻어 나오거나 끈적끈적한 점액변을 보기도 한다. 드물게는 장 폐쇄를 일으켜 변비, 설사, 복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대장 용종은 대장내시경을 통해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으며 동시에 조직검사도 가능해 용이하다.
용종절제술은 용종의 뿌리 부분 점막 아래쪽으로 생리식염수를 주입해 부풀린 후 내시경을 통해 용종제거용 올가미로 용종의 뿌리 부위를 잡은 다음 전기소작으로 출혈 없이 안전하게 제거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요즘은 내시경 검사시 용종이 발견되면 그 자리에서 즉시 내시경을 이용한 용종절제술을 통해 떼어내므로 다시 병원을 찾아 수술을 받는 번거로움 없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정재현 과장은 “용종 크기가 너무 작아 첫 내시경 검사에서 눈에 띄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일정 주기의 정기검진이 중요하다”며 “특히 대장암 발생 위험이 높은 50대 이상 장·노년층의 경우 평소 적당한 운동과 함께 동물성 지방과 당분 섭취를 삼가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영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