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8인회의 결성 계기는 서울대 법대 68학번 동기였던 4명으로 시작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정상명 검찰총장, 김종대 창원지법원장, 강보현 변호사, 이종왕 변호사 등이 그들. 여기에 역시 서울대 법대 후배인 조대현 헌법재판관, 서상홍 사무처장, 이종백 부산고검장이 합세해서 7명이 같은 자리에 모여 앉아 서로 친했다.
그 무리에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존재는 특이했다. 나이도 많았고,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이었던 것. 자칫 외톨이 신세가 될 수도 있었으나, 7인은 노 대통령에게 “형, 같이 밥 먹으러 갑시다”라며 손을 내밀었다고 한다.
각기 가는 길은 달랐지만 8인회는 매년 한두 차례 송년회 형식으로 만남을 유지해왔다. 노 대통령 역시 대통령 후보로 나서기 직전인 2001년까지 매년 이 모임에 참석했다.
노 대통령이 이들과 다시 모임을 가진 것은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03년 봄. 노 대통령이 청와대 녹지원으로 8인회 멤버의 부부 동반 모임을 제안한 것.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직접 노래를 부를 정도로 허물없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특히 조대현 헌법재판관, 정상명 검찰총장과 관계가 돈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조 헌법재판관을 법조인으로 존경해 “내가 대통령이 되면 대법원장이 되어 달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정 총장 역시 연수원 시절 신원진술서 보증인 난에 노 대통령을 적었고 부인 오미화 씨도 노 대통령 부부에게 먼저 선을 보일 정도로 사이가 각별했다고 알려졌다.
신민섭 기자 ksim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