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7월 말 중국 우시를 방문해 현지 정부 고위층들과 협력관계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박 사장은 우시공장에 1억 달러(1036억 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시공장에 대한 증자는 4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한 지난 2009년 이후 5년 만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이번 증자는 시설투자가 아니라 자기자본을 늘리는 것”이라며 “그동안 우시공장은 자체 이익유보금이나 현지 차입금을 활용해 투자를 진행했지만 현금 보유가 늘면서 본사 차원에서 지원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2년 전 SK그룹에 편입된 직후에만 해도 적자에 허덕여왔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올해 상반기 7조 666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20% 증가한 것으로, 주요 반도체 업체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또한 2조 1410억 원의 영업이익도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2분기 말 기준으로 보유 현금과 사내유보금도 각각 3조 800억 원과 7조 677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26.5%와 72.9% 늘어났다. 부채비율 역시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진 54%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에 투입되는 자금은 우시공장 D램 미세공정 전환에 사용된다. 현재 우시공장에서 생산되는 D램은 대부분 20나노 후반급 제품. 이를 20나노 중반급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게 SK하이닉스의 목표다.
SK하이닉스 측은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모바일 D램 수요가 증가하면서, 업황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20나노 중반급 D램 비중을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