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유흥업소 이미지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제공=heymantoday.com | ||
뿐만 아니라 ‘17%’ 업소들은 식상한 ‘홀복’ 대신 란제리나 슬립을 입고 나와서 서비스를 하는 ‘파격’을 보여주고 있어서 업계 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그간 하드코어와 고급 룸살롱 등을 섭렵한 뒤 일종의 ‘틈새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진 서울 A 업소의 주기준 상무를 통해 ‘17% 하드코어’ 업소의 모든 것을 들어봤다.
‘텐프로급 하드코어’는 처음에 듣기에는 영 어색한 단어의 조합이 아닐 수 없다. ‘텐프로’는 최고급 수질을 자랑하는 룸살롱이고 ‘하드코어’는 수질은 다소 떨어지지만 수위 높은 서비스로 승부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간 많은 남성들은 이 두 가지의 ‘조화’를 원해왔던 것이 사실. ‘최고의 외모를 가진 여성들과 진하게 놀고 싶다’는 것이 상당수 남성 고객들의 욕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과거에 이는 여러 가지 사정상 ‘이루어질 수 없는 꿈’에 불과했다. 또한 북창동과 강남 인근의 ‘쇼집’ 즉 하드코어 룸살롱의 경우 대부분 한 타임이 1시간 30분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술자리를 끝날 때는 ‘뭔가 2% 아쉬운’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최근 고급 룸살롱인 ‘텐프로’와 ‘쩜오’, 그리고 일반적인 쇼집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다는 의미에서 일명 ‘17% 하드코어’로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룸살롱이 등장했다.
주기준 상무는 이러한 신형 업소의 출현에 대해 ‘기존의 하드코어 업소가 날개를 달았다’고 표현했다.
“솔직히 텐프로급 미모의 여성들은 북창동에서 선보이는 쇼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외모가 받쳐주기 때문에 굳이 그런 업소에서 험한(?) 일을 할 필요가 없었죠. 하지만 요즘에는 새로운 취향을 추구하는 손님들이 늘면서 단순히 외모로만 승부를 할 수 없게 됐습니다. 미모의 여성들이 하드코어를 선보이게 된 배경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손님들에게 전혀 다른 만족감을 주고 있습니다. 솔직히 텐프로나 쩜오에 자주 간다는 손님들 중엔 다니던 곳이라 가긴 간다만 자기가 공주인 줄 아는 아가씨들도 있는 터라 접대를 받으러 간 건지 접대하러 간 건지 모르겠다는 손님들도 있는 게 사실이거든요.”
그러나 이들 업소는 단순히 ‘퓨전식 혼합’에만 머물지 않는다. 아가씨들의 등장에서부터 차별화를 시도했다. A 업소의 경우 일단 아가씨들이 홀복을 입은 상태에서 기본적인 초이스가 끝나게 되면 룸 안에선 엄정화의 노래 ‘초대’가 흘러나온다. ‘새로운 화류계의 시스템으로 초대한다’는 의미. 노래가 흐르는 사이에 아가씨들은 란제리나 슬립으로 갈아입어 완전히 변신하게 된다. 기존의 북창동 시스템보다 오히려 더 에로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것이 경험해본 남성들의 이야기다.
“마치 신혼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도 들고 처음 보는 여자의 란제리를 입은 모습을 본다는 것이 사뭇 흥분되는 것도 사실이에요. 어떻게 이런 시스템을 생각했는지 신기할 따름이죠.” (직장인 L 씨·37)
화류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신종 업소의 등장을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는 손님들의 취향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마치 박제라도 되는 양 아가씨들을 쳐다만 봐야 하는 텐프로급 룸살롱은 싫고 그렇다고 수질(?)이 다소 떨어지는 퍼블릭으로 가기엔 손님들의 눈이 너무 높아져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처음에 룸살롱에 입문한 사람들이야 온통 신기한 것뿐이겠죠. 하지만 그런 호기심이 어느 정도 이력이 붙고 나면 차츰 시들시들해지는 게 사실입니다. 이 업소 저 업소를 찾아다닐 수도 있겠지만 그것마저도 나중에는 고만고만하게 느껴지는 거죠. 요즘 ‘17% 하드코어’가 관심을 끄는 것도 전혀 다른 두 가지 시스템을 합쳐놓았다는 점 때문인 것 같아요.”
손님이 아가씨의 몸을 만지는 이른바 ‘터치’의 수준이 한결 완화된 것도 ‘17%’ 업소의 특징이다. 북창동식은 화끈한 터치가 가능한 대신 소위 2차가 없고, 알게 모르게 2차를 허용하는 이른바 클럽들의 경우엔 룸 안에서의 과감한 스킨십은 ‘진상’으로 찍히는 지름길인지라 터치 자체가 약간은 금기시되게 마련. 반면 17% 하드코어 업소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 한마디로 뛰어난 외모와 화끈한 쇼, 그리고 자유로운 ‘터치’로 무장된 업소가 바로 ‘17%’인 셈이다. 여기에 가격 면에서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는 게 주 상무의 얘기.
“일단 복장에서부터 기존과는 다른 신선한 매력이 있지만 가격 면에서도 나름의 이점이 있어요. 아주 비싸지도 않고 또 아주 싸지도 않는 적절한 가격대라 손님들은 부담을 덜 수 있고 업소 측도 일정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거죠.”
실제 4명의 손님이 양주 두 병을 마셨을 경우 하드코어 업소의 경우 통상 현금 70만 원이 나오고 텐프로급은 그 두 배가 넘는 160만 원이 나오는 반면 17% 하드코어 업소는 100만 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라는 것.
‘17% 하드코어’ 업소의 차별화 전략은 단지 아가씨들이 란제리나 슬립을 입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한 예로 A 업소에선 술자리를 마무리할 경우 팬티만 입은 상태에서 남자 손님을 꼭 끌어안아주는 ‘의식’을 거친다고 한다. 이때에도 역시 룸 안에선 나름대로 테마를 지닌 ‘배경 음악’이 흐른다고 한다.
룸살롱을 즐겨 찾는 소위 ‘룸빵마니아’들은 당분간 이 같은 란제리 혹은 슬립형 서비스가 많은 남성들의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주 접대 술자리를 갖는다는 모 기업 영업 담당 간부는 “새로운 경험이라는 점 때문인지 17% 하드코어 업소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 같다”며 “룸살롱 업계에 불고 있는 ‘퓨전화’ 바람이 어디까지 진화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남훈 르포라이터 freehook@hanmail.net
구성모 heymantoday.com 대표 heymantoday@paran.com